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아름다운 꿈-홍병의 시슬리코리아 대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세계적인 영화제작사 이름이 '드림웍스(Dream Works)'였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는 직종에서 최고의 프로듀서가 선택한 회사 이름이 '꿈을 만드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꿈을 공유하고 만들어가는 멋진 공간을 만들고 싶었을 것이다.

나 또한 꿈이라는 단어를 무척 좋아한다. "넌 꿈이 뭐니?" 이 질문은 내가 말을 알아듣기 시작한 때부터 나의 성장기를 같이했다. 처음에는 "대통령이 될 거예요"라고 대답하다 아톰 만화를 보고 난 후로는 로봇이 날아다니는 세상을 만들 과학자를 꿈꿨고 괴테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는 소설가가 되리라 바뀌기도 했다. 그러다 입사 시험장에서 "자네의 꿈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면접관의 질문에 "회사의 기둥이 되겠다"라고 대답하면서 나의 꿈은 현실적인 것으로 포장되기 시작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도 나는 여전히 나름대로 꿈을 꿨지만 그것은 꿈이라기보다 도전이고 성취욕에 가까웠으며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꿈과는 거리가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후배들이 자신들의 멘토로 내가 꿈을 어떻게 이뤄왔는지, 어떤 꿈을 꿔야 할지 알려달라는 경우가 있어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가끔 돌이켜 생각해볼 때가 있다. 꿈이라는 단어는 하나인데 당시의 주변 상황과 내가 처한 환경에 따라, 또 나에게 부여된 책임과 대상에 따라 꿈이 수십 번 변해왔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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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을 넘어선 내가 지금 꿔야 할 꿈은 무엇일까. 30~40대에는 일과 성공을 위해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꿨다면 이제는 혼자 꾸는 꿈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꿈을 꾸고 싶다. 가장 훌륭한 꿈은 내용이 무엇이든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곁에 있고 모두의 가치가 하나로 빛나 주변이 행복해지는 것이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리 어려워도 꿈을 잃지 않는 것이고 혼자만의 꿈으로 변질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새해에는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꿈을 꾸고 싶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으로 순수한 꿈만을 추구할 수는 없지만 내가 지금 처한 상황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최선의 꿈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바로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회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인간이 아름다워지려는 꿈이 없다면 세상은 너무도 삭막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화장은 꿈을 이루는 하나의 방법이며 좋은 화장품은 꿈을 만들어주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라 자부한다.

우리 주변 사람들이 올바른 미를 가꾸고 본인이 아름다워지는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을 돕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이렇게 꿈을 나눠주는 화장품 회사에서 한마음으로 즐겁게 일하면 우리 직원들 또한 행복해지지 않겠는가. 꿈은 독창이 아니라 함께 노래하는 합창이 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믿는다. 나는 오늘도 아름다운 꿈을 합창하기 위해 회사에 간다. 아름다움을 컨설팅하기 위해 고객을 만나고 아름다운 사람·가족·회사·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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