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익경영`의 그림자

`힘모아 매출 달성 뜻모아 수익 성취`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 전기부품업체가 내건 올해의 슬로건이다. 한쪽에는 `발전하는 경영 도약하는 회사`라는 지난해 슬로건이 치워져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급되던 종업원에 대한 학자금 지원제도가 새해부터 폐지됐다. 올해 이 업체가 내건 경영전략은 수익의 극대화였다. 지난해 인수합병을 통해 회생의 기회를 잡은 부평의 한 업체는 종업원 수가 최근 절반이나 줄었다.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 회사 기획담당 상무의 설명이었다. 경기가 침체의 바닥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면서 대부분의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으로 `수익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기업에서는 매출 등 외형에 치우치지않고 내실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속이 알찬 기업으로 만든다는 것은 올바른 발전 방향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방법의 문제다. 불행히도 많은 기업들이 택하는 것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었다. 감원, 종업원 후생복지비 줄이기, 연구개발비 대폭 하향조정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다녀본 회사들 중 올해 종업원에 대한 복지비 등 간접비용을 늘린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모두 줄이겠다는 대답들 뿐이었다. 심지어 어떤 곳은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운행하던 셔틀버스조차도 경비절감 차원에서 없애버렸고 또 다른 곳에서는 사내식당을 폐쇄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이것을 지출요인의 최소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생산의 효율성 향상과 경영기법의 다변화 등 경영전략의 변화는 규모가 큰 몇몇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쉽고 간단하게. 수익경영의 초점은 여기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말이 좋아 수익경영이지 쉽게 말하면 종업원 허리를 좀더 단단히 조이겠다는 것 아니겠어요. 하루아침에 가격이 폭등하지 않는 한 그것 말고 어디 수익 날 데가 더 있겠습니까" 대전에서 만난 한 영업사원의 말처럼 종업원들이 수익경영의 흐름을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송영규<성장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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