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들 '나만의 경기진단법'

"신통하게 잘 맞아요"요즘 이계안 현대자동차 사장의 표정이 무척 밝다. 국내외에서 현대차의 판매가 유례없는 늘어나고 있는데다 시장전망도 좋을 것이란 확고한 판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의 이 같은 전망은 대형차 수요증가를 근거로 한다. 대형차 판매추이를 보면 경기를 내다 볼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 그는 "대형차는 기본 수요는 있으나 단기간에 판매가 크게 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요즘처럼 대형차 판매가 늘면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다. 당연히 차 판매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지론에 따르면 앞으로 경기는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지난 4월 그랜저XG가 4,560대, 에쿠스는 1,279대가 팔리면서 두 차량 출하이후 '월간 최대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사장처럼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경기진단법'을 갖고있다. 물론 국내외 경제연구소, 기관 등의 보고서와 전문가들의 전망, 자사의 경영상태를 기본으로 하지만 나름의 경험과 노하우에서 얻은 특별한 기법을 갖고있다. 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은 용산전자 상가 등 재래시장의 동향을 보고경기를 파악하고, 전망한다. 재래시장에서 국내외 제품의 트랜드나 판매동향을 파악해 체감경기를 읽고 있다. ㈜코오롱 조정호 사장의 경기관람법도 이색적이다. 그는 식당의 음식가격과 거리의 자동차를 통해 경기를 내다본다. 음식값에서는 물가를, 손님들의 주문을 보고 주머니 사정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 과정에서 그는 "음식값이 4,000원 이하인 메뉴의 재료는 수입품"이라는 나름의 판단기준도 마련했다. 또 차를 타고 가면서 신차를 비롯한 차종을 살피거나 차량의 흐름을 보면 불경기와 호경기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는게 그의 지론인데 특히 대중교통의 이용정도는 체감경기의 지수로 삼을 만 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시스템스의 CEO인 브루스 치슨의 관람법과 유사하다. 그는 승객을 기다리며 늘어선 택시 줄, 저녁때의 교통량, 레스토랑이나 술집이 얼마나 붐비는 지를 보고 경기상황을 판단한다. AMD코리아 박치만 사장은 CPU(중앙연산처리장치)와 플래시메모리 구매상황과 함께 거래업체들과 구매 협상 때 대화내용을, 임형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은 해외 전시회를 각각 경기판단의 지표로 삼고 있다. 생생한 마케팅 현장에서 체감경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사내 전자게시판인 노츠(notes)에 있는27개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경기를 읽고있다. 한편 외국인 가운데 마이클 아이스너 월트디즈니 회장은 디즈니랜드 예약률, 투자은행들로부터의 전화, 신문의 구인광고로 경기를 판단하며, 포드의 자크 나세르 회장은 렌터카 이용률을 경기상황 판단 근거로 삼고 있으며, 델타항공의 레오 물린은 항공예약률, 모토롤러의 크리스토퍼 갤빈 회장은 통신장비에 대한 주문량으로 경기상황을 판단하고 있다. 임석훈기자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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