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대형 태풍 마니는 16일 새벽 일본열도에 상륙한 뒤 동부 해안선을 따라 북상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덮쳤다. 마니는 순간 최대풍속 35m/s의 대형 태풍이다.
평시에도 막대한 원전 오염수가 유출되는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오염수 추가 유출 정황이 포착됐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었던 지난 15일 원전 4호기에 설치된 오염수 탱크 보에서 물이 넘쳐 흐르는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탱크 둘레에 30㎝ 높이의 콘크리트 보를 설치했는데 폭우로 빗물이 고여 그 안에 있던 물이 넘쳐 흐른 것이다.
사고 원전을 덮친 태풍으로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에는 비상이 걸렸다. 도쿄전력은 일단 빗물이 넘친 것뿐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여기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또 최근 보에 고인 물에서 리터당 17만베크렐(㏃)에 달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H4 구역에서는 펌프를 가설해 이를 옮기고 있다. 방사성 물질의 법정 안전 기준치는 리터당 30㏃이다. 이곳은 앞서 고농도 오염수 300톤이 유출됐다고 확인된 곳이다.
또 다른 구역의 탱크 보 2곳에서 채취된 물에서 스트론튬 90 등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이 2㏃, 8㏃로 나오자 이곳에 고인 물도 배출했다. 이외에도 인근의 크레인 등이 쓰러져 원전을 덮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크레인 인근에 무거운 물건을 집중 배치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사망 및 실종자가 속출하고 가택이 파손되는 등 원전 이외의 피해도 나타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최소 1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으며 671명이 다쳤다. 집도 360채나 파손됐으며 7만6,000가구가 정전됐다. 500편의 국내 여객기 운항도 취소됐다. 교토시의 경우 약 11만가구, 26만8,000여명의 주민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