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실채권이 늘어난 것은 전 세계적인 문제지만 특히 유럽이 심각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28개국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지난해 말 현재 약 1조유로(1,335조1,700억 원)로 2009년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다. IMF는 이러한 부실채권 규모가 역내 국내총생산(GDP)의 9%가 넘을 정도로 막대하다며 "유럽의 회복세가 여전히 미미한 상황에서 부실채권을 해결하는 것이 거시경제 차원에서 가장 시급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IMF가 유럽 은행들에 부실채권 정리를 촉구하는 이유는 역내 기업경기 활성화를 위해 신규 여신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유럽 은행들의 여신이 지난 3년 동안 계속 감소하다가 7월 연율 기준으로 0.7%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부실채권을 우선 정리해야 기업에 대한 신규 여신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IMF는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도 부실채권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비교하면 유럽 은행들이 부실채권 정리에 소극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IMF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미국은 4,590억달러(약 548조5,508억원)의 부실채권을 정리했지만 유럽은 640억유로(약 85조4,508억원)에 그쳤다. IMF는 유럽 은행들이 부실채권 정리에 박차를 가하려면 미국에 비해 느슨한 기업 도산관리를 강화하고 담보자산 처분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