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문화, 이대로 좋은가] 4. 협회행정

『협회란게 뭡니까.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 아닙니까. 그런데 골프관련협회는 전혀 그렇지 않은거 같아요. 회장을 위해 있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심도 없어요. 외부의 입김센 사람이 몇마디 하면 그게 바로 협회 운영의 원칙이 되곤합니다. 협회장 선거 때에는 회원을 위해 멸사봉공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당선만 되면 전혀 다른 얼굴들입니다.』한국골프장사업협회,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골프와 관련한 협회들이다. 그러나 회원들로부터 존경과 애정을 받는 협회는 한군데도 없다. 특히 한국남자프로골프계의 중심인 KPGA는 「무사안일주의」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2,0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위한 협회 운영이라기 보다 회장을 포함한 몇몇 회원들만을 위한 친목단체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KPGA는 프로골퍼들을 선발하고 육성하는 등 골프발전의 진흥을 위해 출발했다. 골프대회를 늘리고 주관하는 것도 이 협회의 일이다. 그러나 지금 이 단체는 이 본연의 임무를 하고 있지 못해 회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남자프로골프대회는 7개정도 였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후원 기업들이 대거 발을 빼는 바람에 올해는 2개 대회(KPGA주관)로 줄었다. 자연스레 프로골퍼들의 활동영역이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KPGA는 이같은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한 중견프로는 『이제 협회에 대한 불신마저 든다』고 말했다. 단지 대회수가 적어서만도 아니다. 뭐 이리저리 프로테스트라는 수익사업을 통해 회원수를 늘렸으면 최소한 책임있는 행정을 펴야하는 것 아니냐며 협회의 부실행정을 질타했다. 『대회 유치한다고 공문 한장 덜렁 보내놓고 도와달라면 누가 선뜻 그러겠다고 나섭니까. 협회장을 왜 뽑았습니까. 열심히 뛴다고 해놓고서는 당선되니까 남의 일처럼 여기니 한심하고 답답합니다.』 올해부터 발족한 2부투어도 그렇다. 협회가 중심이 돼서 창설하기보단 이벤트사업을 통해 실속을 챙겨보자는 외부의 노력이 훨씬 더 컸다. 주최가 되어야 할 협회는 빠지고 들러리를 서는 「객(客)」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KLPGA는 대회유치측면만을 놓고 보면 KPGA보다 한 10배 낫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춰보면 상황은 비슷하다. 어떤 측면에서는 정말 원칙이 없다. 자격미달의 선수를 버젓이 프로테스트에 응시토록 눈감아주거나 오픈대회의 초청선수로 끼워넣는 몰염치한 행태도 서슴치 않고 있다. 외부인사를 협회장으로 추대하다보니 외형적으로는 번창하는 듯 보이지만 내용은 속빈강정이다. 그래서 KLPGA는 유달리 외풍이 강하다. 회원들의 권익보호는 정작 나몰라라하면서도 돈이 되는 일이라면 눈에 불을 켜는 것도 서둘러 바로 잡아야할 대목이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한국골프장사업협회의 회원권중개사업에 관한 것이다. 이 협회는 국세청 등 힘있는 정부기관을 운운하며 협회의 이익불리기에만 혈안이 돼있는 실정이다. 물론 협회가 수익사업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협회가 추진하는 사업은 시장질서를 교란시키는 등 많은 부작용을 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협회를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협회장 등 특정인의 사리사욕과 명예욕을 지원하는 협회가 지속되는 한 한국골프계의 발전은 멀고도 먼 과제일 수밖에 없다. /최창호 기자 CH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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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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