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 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금융시장의 안정 방안으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08년보다 펀더멘털이 개선돼 (외화) 파이프라인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굉장히 긴급한 상황에 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ㆍ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잔액이 일부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 중이다.
그는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급등에 대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처럼 하루에 20~30원씩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은 급격한 쏠림현상으로 시장에서 투자자의 불안을 부추겨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박 장관은 우리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자본이동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선물환포지션 한도 도입,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환원, 외환건전성부담금 도입이라는 3중 대응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다만 "이 제도를 평가하고 미세조정해 보완하는 조치까지 나가기 전에 (시장이) 이렇게 됐기 때문에 당장 추가적인 조치가 쉽지 않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환시장에 대한 추가규제보다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를 위한 국제공조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어떤 나라도 자국만의 노력으로 외환시장을 안정화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라며 "동아시아 역내 금융안전망과 IMF의 기능을 강화하고 (양자 간) 서로 협력하는 틀에서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보강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만나 "선진국발 재정위기의 여파가 신흥국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한국 등 신흥국 통화가치가 대폭 절하되는 등 신흥국들의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정부와 중앙은행 간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 등 시장안정을 위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고 건전한 거시경제 여건을 가진 국가로의 위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 금융안전망 강화와 관련한 논의를 조속히 완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