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이폰 개발 숨은 주역은 '미 국방부’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마리아나 마즈카토가 제시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핵심기술 흐름도/자료=유럽연합 홈페이지

요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누가 만들었냐고 물으면 ‘그것도 모르냐’는 핀잔을 듣기 십상이다. 전 세계인이 ‘애플’이라고 알고 있는 사실을 묻는다고 ‘바보’ 취급을 받을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정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든 진짜 주역을 애플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그 속에 들어간 수많은 첨단 기술과 기기들이 과연 애플의 노력으로 창조된 것일까.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홈페이지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다. 이탈리아 경제학자인 마리아나 마즈카토의 ‘시장의 실패를 넘어:디지털시장의 형성과 창조’라는 논문이 그 주인공.

자신의 저서 ‘기업가 국가(Entrepreneirial State)’를 기반으로 한 이 논문에서 마즈카토는 최근 정보기술(IT) 등 기술혁신의 저변에는 정부의 역할이 숨어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과 같은 애플의 대표작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이들 제품에 적용된 핵심기술은 상당 부분 미국 국방부의 지원으로 개발된 것들이다.

관련기사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DRAM캐시와 음성인식서비스 ‘시리(SIRI), 마이크로프로세서, 초소형하드드라이브 개발에는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자금이 들어갔고, 신호압축기는 미육군연구사무소, 액정표시장치(LCD)와 멀티터치스크린, 위성위치식별지리표시장치(GPS)는 국방부와 해군이 뒤를 받치고 있었다. 리튬이온배터리 역시 애플이 아닌 미국에너지국(DoE)의 지원 결과물이다.

특히 ‘시리’ 개발사는 DARPA의 자금 지원을 받았고 애플에 인수된 지금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국방부에 의존하고 있다.

애플은 기술들을 적절히 이용해 금세기 최고의 히트작을 만들어 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즈카토는 이같은 현상을 기업의 위험 회피와 그로 인한 정부의 역할 증대에서 찾고 있다. 민간 기업은 많은 자본이 투여되는 기술혁신에 위험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정부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 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가 기술혁신과 같은 위험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특히 민간 분야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초기 자본집약적 고위험 분야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