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할인점 상위시대 열렸다”

◎까르푸­제조사에 입점비·장려금 요구/마크로­신제품 시판할땐 판촉지원도할인점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력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시장 개방과 함께 국내외 할인점업체의 신규진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격결정권 행사는 물론 제조업체에 대해 입점비와 장려금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는 등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제조업체들이 할인점의 납품가격 인하 요구에 강력반발, 납품을 거부하기까지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프랑스 1백% 출자법인인 한국까르푸의 경우 중동신도시에 이어 11월 일산 신도시와 대전 둔산지구에 3호점까지 오픈했는데 국내 제조업체들로부터 입점비용을 받고 있다. 한 제조업체는 까르푸에 입점시 품목당 15만∼20만원을 지불한데 이어 연매출액 기준으로 일정액에 따라 3∼6%를 장려금 명목으로 추가지불하는 조건으로 1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들도 까르푸에 입점비용을 내고 있으며 액수는 업체별로 각각 다르다. 까르푸 매장이 한개일 때만 해도 제조업체에서는 이같은 입점비 지불에 대해 부당하다는 주장을 내세웠으나 대형매장이 세개로 늘어난데다 영업도 호조를 보이자 최근들어서는 이같은 불만이 상당히 수그러든 상태다. 한국까르푸측은 『입점비용을 받는 것은 까르푸가 전세계적으로 취하고 있는 영업전략의 일환』이라면서 매장내 위치에 따라 웃돈을 받거나 납품과정에서 뒷돈을 받는 등의 한국적 관행과 달리 합리적인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까르푸측은 이 비용을 판촉행사나 전단지 제작 등에 활용하고 있다. 또 과거에는 제조업체가 납품단가를 낮추는 대신 할인점에는 판촉사원 지원 등을 전혀 해오지 않았으나 최근들어서는 판촉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 네덜란드가 합작, 창고형 도소매클럽을 운영하는 한국마크로의 관계자는 『신상품 등이 선보일 때 매장에 판촉사원이 나와 판촉을 도와주고 있다』며 할인점의 달라진 풍속도를 설명했다. 내년말이면 전국적으로 할인점수가 1백개를 돌파, 1∼2년내 할인점이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할인점 우위시대의 징후는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이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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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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