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5년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와네트 국왕 부부가 명문 학교 루이 르그랑을 방문했을 때 한 학생대표가 나와 비를 맞으며 이들을 위한 환영 연설문을 낭독했다. 이 아이는 훗날 왕과 왕비를 처형장의 단두대로 향하게 한 로베스 피에르였다. 운명의 장난 같은 만남이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연극을 좋아해서 대통령이 된 뒤에도 정기적으로 극장에 다녔는데 그가 관심있게 봤던 작품의 주인공이 바로 링컨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였다. 관람 당시 연극이 끝난 뒤 링컨 대통령이 배우를 잠시 만나고 싶어 했으나 평소 그를 증오했던 부스가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책은 이처럼 우연한 만남이 빚어낸 운명적 사건과 이로 인해 역사까지 바꿔놓은 100가지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우연한 만남은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고 서로를 자극하기도 한다. 찰리 채플린은 런던의 한 빈민가에서 마하트마 간디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영화 '모던 타임스'를 기획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젊은 작곡가였던 슈베르트는 당시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추앙받던 베토벤을 병문안 하러 나섰고 결정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러시아의 대 문호 막심 고리키는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고 이 때 '톰 소여의 모험'으로 미국 정서를 표현한 마크 트웨인을 만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았다. 저자는 특정 시간, 특정 인물의 만남이라는 '작은 창문'을 제시해 역사의 큰 흐름을 보라고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