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교육시리즈-메인]3부 2회.기업이 직접 인재 창조에 나서라

대학서 키운 인재 기업이 업그레이드 해줘야 경쟁력 커져<br>마이스터高와 채용 약정 등 될성부른 인재 조기 확보 필요<br>재교육 프로그램 활성화해 직원 능력 극대화 적극 지원을


"우리는 우리 회사에 적합한 학생들을 찾아다니지 않습니다. 대신 인도 내 600여개 공과대학의 교수들에게 현재 IT산업의 니즈(필요)가 뭔지, 어떤 훈련이 필요한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교육자료를 교수진과 공유하고 그들을 훈련시킵니다." 지난달 열린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던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인포시스그룹 회장의 말이다. 인포시스는 지난 1981년 인도 엔지니어 7명이 단돈 250달러로 창업해 지난해 시가총액 270억달러로 성장한 '인도의 마이크로소프트'다. 고팔라크리슈난 회장은 "우리는 업계에 화두가 될 만한 최고의 엔트리 교육을 실시한다"며 "한번 입사한 직원들에 대한 지속교육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풍부한 인력공급에도 불구하고 정작 필요한 인재는 찾지 못해 인력난을 호소하는 국내 기업들은 인포시스의 인재확보 및 육성방법을 곱씹어볼 만하다. ◇기업 스스로 맞춤형 인재를 '생산'하라=인포시스는 대학에 맞춤형으로 인재를 '주문'하고 '생산'된 인재를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한다. 우선 인도 내 600여개 대학에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을 구체적으로 요구한다. 또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 첨단 기술동향을 직접 교육시켜 대학교육이 실험실에 갇히는 비효율을 차단한다. 기본이론에 첨단기술로 무장한 교수들은 다시 강의실로 돌아가 인포시스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해낸다. 맞춤형으로 '제작'된 인재들의 '업그레이드'는 회사가 직접 한다. 인포시스에 채용된 신입사원들은 약 66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마이소르연수원'에서 5달 동안 교육을 받는다. 기존 직원들도 매년 의무적으로 10일간의 교육에 참여해야 하며 인증서를 받아야 승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된다. 국내 기업들도 몇 년 전부터 대학과 연계해 '맞춤형 인재 생산'에 나서고 있다. 성균관대 휴대폰학과, 서강대 반도체학과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국한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근본적인 교육의 질 향상은 어렵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 최신 기술 교육을 강화해야 보다 많은 대학에서 풍부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 신입사원 및 임직원들에 대한 형식적인 재교육도 개선해야 한다. 핵심적으로 혁신해야 할부분은 교육에 대한 평가. 평가가 허술하다 보니 직원들은 회사 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일종의 '휴가'로 생각할 정도다. 대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소기업 임직원들은 승진이나 이직을 위해 '사교육'에 자기 돈을 쏟아붓고 있는 형편이다. 국내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재교육에 대한 평가를 보다 철저히 하고 그 결과를 급여나 승진 등에 비중 있게 반영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중소기업 임직원들에 대한 재교육문제는 대기업이 상생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될 성 부른 인재, 떡잎부터 키워야=유럽 선진국의 기업들은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10대 중반 학생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될 성 부른 인재에 대한 일종의 '조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까지 전국 1,050개 기업이 전국 21개 마이스터고와 산학협력을 체결했으며 채용 약정 인원도 1학년 전체 정원의 46%인 1,650명에 달한다. 마이스터고에 입학하면 2명 중 1명은 취업이 보장되는 셈이다. 조기교육을 통한 인재육성이 넘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바로 인식의 전환이다. 변호사ㆍ의사 등 전문직을 선호하는 국민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이공계 출신에 대한 혁신적인 처우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독일의 경우 기업들이 직접 인식의 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멘스ㆍ보시 등은 유치원에 교구를 지원하거나 직원이 직접 일일교사로 나서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국내의 한 마이스터고 관계자는 "이공계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인문계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많다"며 "인재의 직접적 소비자인 기업들이 이 같은 인식을 바꾸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백발의 신입사원을 채용하자=최근 국내에도 은퇴자들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이 도입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극히 일부 기업들만이 은퇴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들은 대부분 기업들이 이를 지원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대부분 개인들이 사설 기관에 고액의 돈을 내고 상담을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광범위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1인 기업가(본인이 갖고 있는 노하우나 이론 등을 살려서 강의를 하거나 컨설팅을 하는 직업)가 이제 겨우 도입됐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기업뿐만 아니라 은퇴예정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더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혜숙 DBM코리아 이사는 "50대 이후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20~30년간 해당 직종에서 쌓아온 노하우는 고스란히 폐기되는 것으로 국가적 낭비"라며 "50대 이상 직장인들은 과거의 모습에만 안주하지 말고 열린 사고를 가져야 하고 기업들도 이들을 재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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