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금리ㆍ저성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양적완화 이후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펀드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원ㆍ달러 환율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 국가의 통화까지 환헤지가 가능한 펀드에서부터 일정기간 고정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인컴펀드까지 내놓고 투자자들을 솔깃하게 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산은운용은 19일 업계 최초로 원ㆍ달러 환율 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 대상국의 현지통화까지 환헤지를 탄력적으로 구사하는 '아시아베스트하이브리드펀드'를 선보인다. KDB산은운용 관계자는 "미국 재정절벽과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문제로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고 각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아시아베스트하이브리드펀드는 업계 최초로 투자대상 국가의 환율 흐름을 예측해 환헤지 여부를 탄력적으로 결정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통화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나라에 대해서는 이중 환헤지로 안정성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해외펀드들이 원ㆍ달러 환율에 대한 헤지전략만을 써 정작 투자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자본 손실의 우려가 있다"며 "평가 절상이 예상되는 국가에는 환노출로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동시에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에는 달러화와 현지 통화의 가치를 기준 시점에 고정 시킴으로써 환율 변동의 불확실성을 전면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베스트하이브리드펀드'는 아시아 10개국의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면서 동시에 지수 선물 매도를 통해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하게 된다.
저금리ㆍ저성장 추세 속에서도 꾸준히 고정 수익을 창출하는 '인컴펀드'도 최근 들어 속속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저성장 속에서도 고정수익을 올리는 펀드는 해외채권형 펀드가 주종을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채권을 기반으로 부동산 리츠나 고배당주, 우선주에 골고루 투자해 채권과 유사하게 일정 기간마다 수익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인컴펀드가 새로운 대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이달 초 한국자산운용은 미국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중에서 채권, 리츠, 외환(FX), 고배당주 등 지속적으로 인컴이 발생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글로벌멀티인컴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도 연내 미국 배당주와 국공채에 투자하는 혼합형 인컴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진경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부사장은 "투자 트렌드가 주식과 채권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이득을 추구하던 것에서 배당금과 채권쿠폰 등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인컴펀드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업계 최초로 출시된 슈로더자산운용의 '아시안에셋인컴 자산배분펀드'도 기존의 고정관념을 깬 상품이다. 현재 운용중인 대부분의 자산배분펀드는 주식을 50% 이상 편입하면서 다른 성격의 상품을 섞은 주식혼합형 펀드이지만 이 상품은 아시아 고배당주와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 비중을 30~70%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출시 이후 2개월만에 이 펀드로 157억원이 들어왔다.
이르면 내년 초에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재형저축펀드와 장기펀드도 새롭게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와 금융투자협회는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세법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될 것으로 보고 시행령이 나오는 즉시 신규 상품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의견 교환에 들어갔다. 한 자산운용사 상품담당 팀장은 "최근 금융투자협회와 몇몇 운용사 실무진이 모여 재형저축펀드와 장기펀드 등의 출시와 관련한 실무적인 부분을 논의했다"며 "아직 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이후 개정안이 통과되고 시행령이 나오면 관련 상품이 출시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