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재료비 상승·마트 규제 등 악재 줄줄이… 식품사 비상경영 돌입

"눈치 보여 야근도 못하겠어요."

대상은 이달 1일부터 분기별 매출에 따라 예산 삭감을 조정하는 '시나리오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출장과 회식도 최대한 자제하고 2차 회식은 당분간 꿈도 못 꾼다. '에너지 절약 행동지침'에 따라 밤에 전력이 소모되는 야근 역시 이제는 눈치가 보여 할 수 없을 정도다.


식품업계에 전례 없는 비상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관련기사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상이 지속되는 불경기에 따른 경영악화에 대비해 적극적인 방어 태세에 돌입하며 모든 예산을 10%씩 삭감했다. 출퇴근 및 중식시간 엄수, 개인업무 근무지 이탈, 불필요한 야근 및 비용 발생요소 금지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항목에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실적부진에 대비해 판촉비 및 접대비 절감 등 일찌감치 긴축 태세에 들어갔다. 일부 부서의 경우 이달 들어 법인카드 한도를 기존의 약 50%까지 대폭 줄이고 출근시간을 오전8시30분에서 30분 앞당기는 조치도 취했다. CJ제일제당의 한 관계자는 "부서에 따라 일부 시행해오던 비상경영 내용을 올해는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참치 원어가 상승과 계속되는 엔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뚝 떨어진 참치업계는 잇따라 최고경영자(CEO)들을 교체하며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사조산업과 사조씨푸드는 올 초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했다. 동원F&B 역시 올 초 2006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온 장수 CEO인 김해관 전 대표가 물러나고 경쟁 업체인 대상 출신의 박성칠 사장을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업계에서는 동원F&B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1%나 악화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잇따라 비상경영 체제에 동참하는 데는 지속되는 경기불황에다 원재료비 상승, 주요 제품 가격인상에 따른 소비수요 저항,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등 악재가 겹쳐 영업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은 올 1ㆍ4분기 영업이익이 농심은 전년 대비 1.5% 감소한 308억원, 오리온은 1,062억원(-5.8%), CJ제일제당은 1,674억원(-1.0%) 등으로 추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 내부 차원에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외부적인 악재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 분위기를 살피던 다른 식품 경쟁사들도 비상경영 동참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