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은 29일(현지시간) 상·하원 모두 문을 열지 않은 채 전날 하원이 통과시킨 수정예산안을 놓고 장외에서 대치와 설전만 벌였다. 존 베이너(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상원이 곧장 이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일을 끝내자"고 압박했다. 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안인 ‘오바마케어’를 1년 유예하고 12월 15일까지 현수준의 예산을 유지하는 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트렌트 프랭크스(공화·애리조나) 하원의원도 "나는 자유시장 경제를 믿는다"면서 "오바마케어는 미국을 되돌릴 수 없는 사회주의 경제로 바꾸는 핵심축(linchpin)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일갈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은 오바마케어 1년 유예안을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은 티파티(보수성향의 유권자 단체)의 무정부주의자들에게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스콧(민주·조지아) 하원의원도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증오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 앞서고 있다"면서 "이 나라를 사랑한다면 나라의 가동을 중단하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연방정부 셧다운이 현실화할 것이란 비관론이 비등하고 있다. 민주당 상원의 한 참모는 "상원이 하원 예산안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고 공화당의 한 참모도 "현재로선 일시적인 셧다운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실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상원과 하원이 30일 자정이 임박하거나 내달 1일 새벽에 한 달 반(상원안) 또는 두 달 반(하원안) 짜리 단기 잠정 예산안도 아닌 한 달 이내의 초단기 예산안을 임시방편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