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3월 31일] 대학 등록금 1,000만원 시대의 과제

대학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서울 한복판에서 열려 대학 등록금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그동안 대학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학생ㆍ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천명이 집회를 갖기는 처음이다.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것은 일부 국내 대학들의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을 웃돌 정도로 비싸졌기 때문이다. 국립인 서울대의 경우 6.2%를 인상함에 따라 의대는 25만원가량 올라 한학기 등록금이 498만원, 연간으로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등록금이 가장 낮은 인문대는 연간 242만원으로 올랐다. 국공립대 등록금치고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사립대의 경우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립대 중에서는 연세대가 8.9% 인상해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언더우드 국제학부의 한학기 등록금이 700만원을 넘는 등 국내 대학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싼 학교가 됐다. 이밖에 성균관대ㆍ경희대ㆍ이화여대ㆍ서강대ㆍ동국대 등 주요 사립대학도 평균 6.5~9%의 비교적 높은 등록금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 평균 물가 상승률이 2%대였고 올해의 경우 3% 전후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할 때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의 2~3배 정도 되는 수준이다. 학생들이 반발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나쁜데다 취업도 어려운 상황에서 등록금까지 오르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측도 불가피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대학 재정의 특성상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처럼 대학 등록금이 비싸질 경우 경제력이 없는 우수한 학생들의 교육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부유층의 대학 기부를 활성화해 장학제도를 확충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대학들도 지나치게 학교 덩치 키우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전문화ㆍ특성화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돈이 없어 질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하는 것이 등록금 1,000만원 시대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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