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로 나오셔야….”
1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실. 김성호 법무부 장관의 강연이 끝나자 모기업 CEO는 김 장관에게 다가가 “기업인들에게 힘을 실어주시는 장관님은 차기 대선후보에 나오셔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대선후보’ 운운은 천기누설일 정도로 듣는 김 장관도 부담스러웠겠지만 재계가 김 장관을 보는 시각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대선 나오셔도…”=김 장관의 친기업 행보에 재계에는 신선한 바람과 기대가 몰아치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해 말 과거분식 고백 땐 형사처벌을 면제하고 담보제도를 개선해 기업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는 한편 악의적인 남소로부터 기업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등의 친기업 발언을 잇따라 했다.
여당의 부동산대책인 전월세 인상률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 “임대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ㆍ기업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는 기업 CEO의 배임ㆍ횡령 양형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모든 게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법제정비 노력의 일환으로 김 장관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법제정비는 김 장관의 확고한 의지”라며 “추가적인 중장기 과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 관련 법 개선 방안이 나온다는 의미다.
◇“분식회계 조기 고백” 등 주문도=그렇다고 김 장관이 재계에 ‘단소리’만 하는 것은 아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업의 분식회계 등과 관련, “부탁 드리는 것이지만 기회가 있을 때 자진회개를 해달라”며 “과거 잘못된 구조 때문에 자연히 그런 (부패)구조가 갖춰졌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 기회에 그 유산을 털고 가자는 것”이라며 충고했다.
김 장관은 이어 “앞으로 시한이 지나면 (분식회계를) 구원할 방법이 없다”며 “이 기회를 잡지 못하면 형사처벌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또 기업의 윤리경영 강화와 대ㆍ중소기업 상생경영 확대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김 장관은 ‘떼법’이 아닌 ‘법과 원칙’에 따른 기강을 확립하겠다는 뜻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이제부터는 잘못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는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며 “목소리만 크게 하고 파업해야 월급을 올려주는 행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을 분명히 세울 것”이라며 노조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