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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브 내에서 오픈 예정이던 '현대 아울렛 송파점(가칭)'의 입점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입점을 확정짓기 위한 특약사항 중 개별구분점포의 위임 동의서를 받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5일까지 동의서를 받지 못할 경우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8일 현대백화점과 SH공사, 가든파이브관리단 등에 따르면 현재 개별 구분점포 27개의 위임장이 제출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과의 특약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27개 점포 중 최소 16개 점포의 위임장을 받아야 하지만 해당 상가 소유자의 동의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측은 최근 SH공사에 공문을 보내 "목적물 인도기간을 지난 7월 15일에서 9월 15일로 2개월 연장했지만 지속적인 지연으로 인력운영, MD계획 등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며 "9월 15일까지 목적물 인도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임대차 계획을 해지할 것"이라고 최종 통보했다.
당초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 내에 입점하기 위한 조건은 크게 두 가지. 라이프동 테크노관 및 리빙관 1층에 있던 엔터식스 139개 점포의 명도를 마무리 짓는 것과 개별구분점포들의 위임 동의서를 받는 것이었다. 이 조건들이 수행되면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테크노관 지하 1층~지상 2층, 리빙관 지하 1층~지상 4층 등 총 8개층에 현대백화점 아울렛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특약사항 중 엔터식스 명도 문제는 최근 마무리됐지만 개별 점포의 위임장을 받는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현대백화점 아울렛 입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당장 현대백화점과의 계약기간이 1주일 가량 밖에 남지 않았지만 개별 점포 소유자들은 임대료 수준 등의 이유로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렛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4.1%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식 등을 거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든파이브 활성화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종전 가든파이브 상권 침체로 경매 예정물건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번에 현대백화점 아울렛 입점 소식이 전해지면서 경매물건이 싹 사라졌다"며 "현대백화점 호재로 임대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탓에 일부 소유자들이 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아울렛 입점은 가든파이브 활성화를 위한 핵심사업인 만큼 입점 취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0년 가든파이브 오픈 이후 임대와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인들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 2012년 임괄임대 방식을 도입하며 엔터식스 등을 유치하기도 했지만 상인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조성한 대규모 유통 단지에서 상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시와 SH공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대 아울렛이 들어올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