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삼성, 모바일 운영체제 '바다' 개방

이르면 연말부터…경쟁사 견제 포석인듯<br>기능·편의성 등 SW 완성도 자신감 반영도<br>팬택 "채택의사 있다"


삼성전자가 독자 운영체제 '바다'를 전면 개방하고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20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바다를 오픈소스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바다를 무료 개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를 개방하면 다른 휴대폰 제조사나 개발자들도 바다 탑재 스마트폰을 내놓거나 다양한 바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해 세계 최대 모바일 운영체제 업체로 등극한 구글의 전략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바다 개방에 나서는 것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애플의 특허공세 등 최근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운영체제의 위상이 급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IT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자 독자 운영체제인 바다의 문호를 열어 경쟁사를 견제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여기에다 최근 기능과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바다 2.0'을 선보이는 등 바다의 완성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자신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모바일 단말기 제조업체들을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로서는 바다가 경쟁업체들에게 주는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마이크로 소프트(MS)와 연대해 윈도폰 출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고, HTC는 안드로이드와 전통적인 우호관계다. 소니에릭슨도 안드로이드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고 모토로라는 구글에 인수됐다. 이 때문에 국내업체를 바다 진영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LG전자, 팬택 등을 통해 바다폰을 출시하는 것만으로도 바다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택은 그동안 "삼성이 바다를 개방하면 채택하겠다"며 바다폰 출시 계획을 밝혀온 만큼 글로벌 6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부상한 LG전자를 우군으로 확보하는 것이 바다의 성공을 담보하는 1차 관문이 될 전망이다. 수익 모델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지만 바다는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 바다의 점유율이 높아지더라도 삼성전자는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스마트TV에 바다를 탑재해 바다폰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0' 전시회에 바다 탑재 스마트폰 '웨이브'를 선보이고 5월 유럽시장을 시작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웨이브는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고 올 7월 기준으로 글로벌 판매량 800만대를 넘어섰다. 바다폰의 판매가 늘면서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앱스의 누적 다운로드도 3억건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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