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연기금, 반등장 이끄는 '키맨'


8~9월 약세장에서 지수방어 역할을 했던 연기금이 최근 반등장에서도 꾸준한 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증시 주도권을 거머쥐고 있다. 연기금은 특히 실적과 가격 메리트를 갖춘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2.30포인트(0.67%) 오른 1,835.4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19포인트 하락하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연기금이 1,86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증시 주도세력으로 자리잡으면서 안도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1,800선에 들어선 최근에도 5,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은 꼬인 수급을 풀어줄 수 있는 신호탄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에 민감한 연기금의 매매 성향을 고려해볼 때 지지선이 예전보다 높은 지수대에서 구축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연기금이 러브콜을 보낸 업종은 제조업(5,995억원), 전기전자(2,403억원), 금융(2,088억원), 화학(1,789억원), 운송장비(1,566억원) 등 8~9월 급락장에서 매도가 집중됐던 대형주들이었다. 특히 연기금은 낙폭 과대 업종 가운데서도 가격매력과 실적 모멘텀을 골고루 갖춘 대표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1,207억원)ㆍLG전자(783억원) 등 정보기술(IT)주와 KB금융(636억원)ㆍ하나금융지주(351억원)ㆍ신한지주(338억원) 등 금융주, LG화학(622억원)ㆍ호남석유(459억원) 등 화학주, 현대중공업(580억원)ㆍ현대모비스(309억원) 등 운송장비주를 순매수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낙폭 과대 업종 중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대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IT업종과 금융업종은 상반기 강세장에서도 대표적인 소외업종으로 꼽혔고 8월 이후에는 선진국 소비 감소, 유럽 은행 위기 확산 등에 대한 우려로 급락한 업종이다. 또 조선업종과 화학업종은 8월 이후 약세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면서 크게 하락한 업종으로 꼽힌다. 전 연구원은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해도 금융주와 IT주의 밸류에이션은 크게 저평가돼 있다”며 “현대중공업 등 조선주와 LG화학, 호남석유 등 화학주를 담은 것 역시 가격 매력을 염두에 둔 투자”라고 분석했다. 연기금이 증시 주도권을 쥠에 따라 앞으로 이들이 선호하는 종목을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연말까지 연기금이 추가 집행할 자금 여력이 1조원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연기금이 주로 사들이는 종목들이 증시의 버팀목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변동성이 큰 시장 상황에서 연기금 선호 업종 위주로 투자전략을 짜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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