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상태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의 채무부담이 급속도로 증가해 소비 둔화에 따른 기업도산, 금융 건전성 악화라는 경제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ㆍ금융정책연구부장은 6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가계부채, 한국 경제의 뇌관인가'를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12조8,000억원으로 최근 10년 사이 약 두 배 증가했다. 우리의 가계부채는 가처분소득의 157%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35%보다 높은 편이다. 특히 2007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를 비은행금융회사가 주도하면서 신용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2007년 이후 은행의 가계신용증가율은 연평균 5.8%이지만 제2금융권인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각각 19.2%와 20.5%다.
강 부장은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은 저축 동기를 약화시켜 빚내서 소비하는 왜곡된 경제 생활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가계부채를 총량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동산 경기 부양 수단으로 거론되는 DTI와 담보대출인정비율(LTV) 완화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DTI와 LTV는 거시건정성 차원에서 경기와 무관하게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미시적 대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은 점포에 대한 연체관리 특별검사 ▦고위험대출ㆍ다중대출ㆍ편중대출의 위험가중치 인상 ▦고정금리ㆍ비거치식 대출 활성화 ▦비은행금융회사 감독 강화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새마을금고ㆍ단위농협 등 금융감독 사각지대에 있는 기관을 감독하거나 검사할 권한을 금융 당국에 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