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 가까이 지속된 미국의 금리 인상 이벤트 직후 국내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였을까?
미 경제와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국내 증시는 FOMC(공개시장위원회)정례회의가 예정된 시점에는 2주 전부터 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곤 했다.
미 금리가 인상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유입 감소 및 이탈, 미 소비위축에 따른타국 경상수지 부진 등의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증시는 이런 '앓는 소리'와는 다르게 움직여왔다.
1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2004년 6월말부터 3월28일까지 총 15번의 미 금리인상이후 1주일간(6영업일 기준) 코스피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가 15차례의 미 금리 인상기 중에서 11차례나 상승해 평균 1.10%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미국의 첫 금리인상이 있던 2004년 6월30일 코스피지수는 785.79에서 7월7일 761.88로 2.04% 하락했지만 다음 금리 인상기인 8월 중순에는 2.99% 상승했다.
또 작년 총 8번의 금리인상기에도 코스피지수는 3월 금리인상기에만 하락했다.
올 들어서도 1월31일 금리 인상 직후 코스피지수는 4.83% 하락했으나 3월말~4월초 금리인상 기간에는 4.08% 상승했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FOMC 회의를 열어 연방 기금금리를 5%로 0.25%포인트 인상, 지난 2004년 6월 이후 16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미 금리 인상 사이클 종결을 기대했던 많은 투자자들의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61포인트(0.94%) 오른 1,464.70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처음으로 단행된 지난 2004년 6월말 785.79와비교해선 2년여 만에 86.4%나 상승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차장은 "미 금리뿐 아니라 글로벌 금리가 동반 상승하다보니 미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왜곡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주가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제가 인플레이션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금리, 유가, 주가 등전반적인 가격지표들이 동반 버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때문에 금리인상이 16차례나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의 무관심이 커져 미 금리인상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미 금리인상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여간 증시 랠리기간에 단행됐기 때문에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미국은 금리를 1~2차례 더 올릴 가능성은 있으나 국내 증시는 유동성이나 펀더멘털 등에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