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자산이 최근 100조원을 돌파, 상업ㆍ한일은행이 합병하기 직전의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8일 월례조회에서 “지난달 7일로 자산이 100조원을 넘어섰으며 1ㆍ4분기 여신이 지난해 말에 비해 8.2%나 증가했다”면서 “수신도 지난달 말 현재 81조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4조원이나 늘어나는 등 빠른 자산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합병 전에 자산 약 102조원, 지점 991개를 거느렸던 상업ㆍ한일은행은 합병 직후에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자산 75조원, 지점 수가 610개까지 줄어들었으나 8년 만에 다시 과거의 자산 수준으로 회복하게 된 것이다. 황 회장은 “지난 1ㆍ4분기에 성장성ㆍ건전성ㆍ수익성 등 세 가지 지표에서 모두 탁월한 영업실적을 거뒀다”며 “농구용어로 표현하면 3관왕인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한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고통스러운 갱생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는 솔개처럼 과거 은행권의 33%까지 점유했던 한일ㆍ상업은행의 옛 영광을 재현해가자”고 덧붙였다. 황 행장은 또 “일각에서는 자산을 불리는 과정에서 금리를 싸게 해줘서 수익성이 나빠지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내놓지만 복합판매 등을 통해 만족스러운 성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 행장은 10일부터 본부 금리 네고(nego)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황 행장은 “금리를 네고해서 무조건 고객을 유치해오라는 것이 아니라 복합판매를 함께 함으로써 금리경쟁력을 갖추라는 얘기”라며 “이것이 되지 않으면 무리하게 자산을 불리는 것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