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너무 좋아서 정말 크게 웃었더니 글쎄 신문의 사진제목이 ‘증시도 오버 웃음도 오버’라고 나왔어요.”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시황 모델’ 생활을 이달로 끝내고 대학원 진학을 위해 여의도를 떠나는 이찬영(28ㆍ사진)씨는 “홍보관에서 근무한 1년10개월 가운데 지난해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넘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황 모델은 투자자들의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 사진촬영이 불가능한 일반 객장을 대신해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보도용 사진을 연출하는 직원을 말한다. 이씨는 ‘증시에 따라 웃고 우는 여자’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얼굴이 제법 알려졌다. 주가지수가 크게 오르거나 내릴 때 여지없이 각종 매체에 큼지막하게 사진이 실리기 때문이다. 이씨는 특히 주가가 올랐을 때 짓는 즐거워하는 표정연기가 투자자들의 속내를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표정에 진정성을 담기 위해 촬영 때 투자자의 기분이 되려고 노력한다”며 “좋은 사진을 위해 화장을 다듬고 표정연습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후임자가 투자자들에게 사진으로 기쁨을 전할 수 있는 ‘특권’에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5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시황판을 보며 “오늘도 사진기자들이 올지 모른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