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메릴린치, LG카드 인수 관심"

英 FT보도… 전문가들 "국내 금융사와 컨소시엄등 형태로 참여할듯"

박해춘(왼쪽) LG카드 사장이 다우 김 메릴린치 글로벌 투자은행 부문 사장과 지난해 11월 30일 뉴욕 메릴린치 본사에서 'LG카드 해외ABS 4억달러 발행'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나누고 있다.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를 적극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LG카드 매각에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따라서 LG카드 인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LG카드의 규모로 볼 때 단독 인수보다는 몇 개 금융기관이 컨소시엄이나 전략적 제휴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FT는 메릴린치의 소식통을 인용, 메릴린치가 아시아에서의 영역 확대를 위해 LG카드 인수를 ‘적극 검토 중(seriously considering)’이라고 전했다. 또 이 같은 움직임은 라이벌 관계에 있는 미국의 씨티그룹, 영국 HSBC 등을 자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LG카드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2004년 LG카드가 파산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국내 금융기관은 모두 외면했지만 외국계인 메릴린치가 LG카드의 잠재적 가능성을 믿고 큰 돈을 지원해 고마웠다고 박해춘 사장은 말한 적이 있다. 그후 LG카드는 여러 차례 해외 자산유동화채권(ABS)을 발행하면서 메릴린치를 주간사로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당국이 매물로 나와 있는 LG카드와 외환은행 등 금융기관을 가급적 국내에서 소화하겠다는 의중을 밝힌 적이 있어 메릴린치의 시도가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현재 LG카드의 인수 희망 회사는 공개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힌 우리금융지주ㆍ신한금융지주 외에도 씨티그룹ㆍ테마섹, 그리고 농협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단독 인수보다는 컨소시엄이나 전략적 제휴 형태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모자라는 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외국계 등 전략적 제휴 관계자와 다방면으로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FT는 메릴린치가 LG카드 인수를 위해 우리금융지주ㆍ신한금융지주 등 한국 금융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할지, 단독으로 뛰어들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LG카드 매각 공동 주간사를 맡은 산업은행과 JP모건은 지난달 24일 실사작업에 들어갔다. 통상 실사가 한달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달 말이나 늦어도 오는 3월 초에는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카드의 한 관계자는 “본사 10층에 별도의 데이터 룸을 설치해 실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대우 산업은행 M&A실장은 “LG카드의 2005년 결산실적 자료가 나와야 실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회계감사 전이라도 신뢰할 만한 수준의 실적이 공개되면 실사일정도 그만큼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LG카드 지분 8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채권금융단은 이 가운데 51%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르면 LG카드의 현 시가총액 6조4,000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3조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



김정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