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IU법' 처리 난항… 지하경제 양성화 발목

"세수 확보에 필요" "사생활 침해" 여야·부처 이견

복지 재원마련을 위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으로 꼽히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의 국세청 제공 방안'이 여야 간 이견은 물론 정부 내 입장 차로 입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법안심사소위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8월 대표발의한 일명 'FIU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처음 상정해 법안 검토에 나섰으나 의견조정에 실패했다.

FIU법은 박 당선인이 "지하경제를 양지로 끌어내 세수를 확대하겠다"고 한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조세범칙 사건 관련 업무에 한해서만 제공되는 FIU 정보(2,000만원 이상 고액 현금거래)를 사실상 100% 국세청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방안이다.


법안소위는 우선 관계부처의 의견을 주로 검토했는데 찬성 측인 국세청ㆍ관세청과 반대 측인 금융위원회ㆍ법무부 사이에 험한 고성이 오갈 정도로 의견대립이 팽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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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FIU 정보를 적극 활용해 충분한 세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법안 통과를 강력히 압박했다. 국세청은 법안 통과로 연간 4조5,000억원가량의 세수증대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금융위ㆍ법무부는 "범죄 관련이 없는 것까지 FIU 자료를 국세청이 들여다보는 것은 개인 비밀보장 및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며 반대했다. 여야 의원들도 '세수증대를 위해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세청의 정보 오남용과 권력기관의 정치개입 여지 확대' 입장이 팽팽히 맞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만 형성했다.

FIU법은 15일에도 소위에 상정될 예정이지만 의견 차이가 커 논의가 진척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여야와 정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박 당선인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였던 '지하경제 양성화' 계획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편 정무위 여당 간사인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은 18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지하경제 양성화, 그 방안은-FIU 금융정보 활용 범위의 바람직한 확대 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공청회에는 학계 전문가를 비롯해 찬반으로 나뉜 정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어서 입장 차이가 좁혀질지 주목된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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