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서 운영하셨던 제과점 정신의 맥을 잇겠습니다." 1일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경희대의 두번째 학교기업 '경희 베이커리' 사장을 맡은 이광석 조리과학과 교수는 부친에 이은 두번째 파티쉐(제과제빵사)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교수의 부친인 이봉상(83)씨는 피란민 출신으로 지난 60~95년 서울 덕수궁 옆 옛 경기여고 부근에서 덕수제과를 운영했다. 덕수제과는 일대에서 중ㆍ고교를 다닌 사람들 대부분에게 추억이 서린 각별한 공간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이봉상씨가 고령인데다 아버지를 돕던 이 교수가 대학 강단에 서는 바람에 가게를 돌볼 겨를이 없어지면서 95년 가족회의 끝에 가게 문을 닫았다. 이 같은 가족사 때문에 이 교수에게 '경희 베이커리 사장'이란 직함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30일 "덕수제과를 접을 때 아버님께서 제가 빵을 가르치는 교수니까 가업이 끊기는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지만 못내 아쉬워하셨다"며 "학교에서 만든 빵집의 사장을 한다고 말씀드리니 무척 좋아하시며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2대에 걸쳐 빵 만드는 기술을 갈고 닦아온 이 교수가 가장 자신 있게 만든다는 빵은 다름아닌 식빵. "다른 제품은 조금만 배워도 흉내를 낼 수 있지만 식빵을 만들 땐 실력을 속일 수 없다"는 이 교수는 "빵을 만드는 가장 어려운 이론이 식빵을 만드는 데 모두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경희 베이커리'는 우선 교내에 마련된 80여평 규모의 1호점에서 1일 문을 열며 이 교수는 향후 '경희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사업을 벌여 5년 안에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다. 이 교수는 "빵집을 통해 조리과학과 학생들에게는 실습의 기회와 함께 장학금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당장 눈앞의 매출에만 연연하지 않고 주변 아동시설에 간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등 나눔의 정신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