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중시 경향 확산따라 주변기기 고급화<br>본체보다 비싼 이어폰·카메라렌즈등 수두룩
| 샤퍼 '비틀 짚' 스피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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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지텍 PC용스피커 'Z-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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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직장인 최성익(28)씨는 최근 아이팟나노 MP3플레이어를 23만원에 구입하면서 액세서리를 사는데 더 많은 돈을 지출했다. 최씨는 실리콘 및 크리스탈 케이스에 10만원, 차량에 연결해 들을 수 있는 FM 트랜스미터에 10만원, 오디오테크니카 EC7 이어폰에 13만원을 썼다. 합계는 모두 33만원으로 MP3P를 사는 것보다 10만원이나 더 많이 들었다.
IT기기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제품 본체를 살 때 끼워주는 액세서리나 주변 기기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고급화된 액세서리를 따로 장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런 고급 액세서리나 주변 기기의 가격은 제품 본체 보다도 비싼 경우가 많다.
MP3P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샤퍼의 ‘비틀 짚(Beetle Zip)’ 스피커는 가격이 무려 25만 9,000원에 달한다. 웬만한 MP3P보다 비싼 셈이다. 폭스바겐의 자동차 ‘비틀’과 같은 모양을 갖춰 깜찍한 디자인을 자랑할 뿐 아니라 바퀴 4개에 스피커를 장착해 풍부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소니의 이어폰 ‘MDR-NC 32NX’를 이용하면 시끄러운 곳에서도 음악을 원음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주변의 소음을 없애고 깨끗한 음질을 제공하는 ‘잡음제거(noise canceling)’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가격은 무려 12만9,000원에 달한다. 1GB짜리 MP3P(10만원 전후)보다도 비싸다.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고음질 음악을 감상하려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보다도 비싼 이어폰도 많다.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하는 게임용 이어폰 ‘슈어(SHURE) E4G’는 27만원에 달하고, 슈어 이어폰 ‘E500PTH’는 무려 53만원이다.
카메라 렌즈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IT 액세서리다. 보통 카메라 본체의 가격은 100만원내외지만 성능이 우수한 망원렌즈 가격은 보통 100~2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니콘의 경우 40~50만원대의 본체를 내놓고 고가 렌즈 판매를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PC 주변기기도 마찬가지다. 일본 야마구치 공예사의 ‘수공예 나무 키보드’는 99대 한정 판매된 제품으로 대당 260만원에 팔렸다. 플라스틱 키보드에 염증을 느낀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시판된 로지텍의 ‘Z-5500’ 5.1채널 디지털 스피커의 경우 판매가격이 48만원에 달한다. 집에서 PC로 풍부한 사운드를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다 나은 성능을 통해 차별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IT기기 액세서리도 갈수록 고급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