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포토맥강 언덕에서

[로터리] 포토맥강 언덕에서 김영룡 지난 겨울부터 국방부를 숨가쁘게 몰아쳤던 국방개혁법의 법제화,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동의안, 미군기지 이전사업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시기 문제 등이 봄 소식과 함께 방향과 틀을 제대로 잡아가고 있다. 필자도 국방부 실무자와 팀장 430여명과 함께 1박2일 혁신워크숍을 마치고 워싱턴D.C 공식방문의 길에 올랐다. 펜타곤에서의 공식일정은 한국 담당 차관보와의 면담, 잉글랜드 부장관과 오찬을 겸해 한미동맹, 작통권 이양 등을 논의하며 시작됐다. 그동안 껄끄러웠던 문제들을 해소한 후인지라 양국 국방부간 더욱 깊어진 신뢰와 우의를 이번 방미를 통해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후 이뤄진 미 국방성의 군사변환국ㆍ정보화정책국ㆍ경영혁신국의 업무 브리핑 청취와 질의응답에서 미 군사혁신이 국방성 주도로 매우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미 합동군사령부를 방문해 스미스 사령관과의 면담, 사령부 임무 브리핑, Q&A 등을 통해 미국 군사혁신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한편 이번 방미 중 의례적인 의전행사라고만 생각했던 한국전 참전기념비 참배, 알링턴 국립묘지 무명용사비 참배, 맥아더장군 기념관 예방은 의전행사 이상의 깊은 인식, 즉 자유와 평화가 많은 희생으로 지켜져왔음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소중한 계기가 됐다. 우리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법에 대해서는 아무리 궁리해봐도 명쾌한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 객관적으로 평가해보면 국방개혁 법제화, 미군기지 이전사업,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시기 합의, 병영문화 개선 등 어느 하나 결실을 맺은 것이 아니고 이제 막 겨우내 마른 들판을 손질해 씨를 뿌린 정도다. ‘시작이 반이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을 수도 있겠으나 국민의 눈으로 볼 땐 ‘용두사미’로 끝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다. 여장을 챙겨 서울로 돌아오는 길, 봄이 짙어져가는 포토맥강을 바라보면서 미 합동군사령관을 역임한 지암바스티아니 합참차장이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보았다. “군사혁신은 시스템 이상의 것이다. 사람은 물론 조직과 문화까지도 송두리째 변화시키는 끊임없는 학습과정이다.”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우리의 국방개혁, 그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국방개혁이 향후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추진돼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다’고 안주하고 있지 않은지 우리 모두 경계할 일이다. 우리의 사명이 너무나 중차대하지 않는가. 입력시간 : 2007/04/11 17:1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