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좌초 위기에 업계 '한숨' ■ 유엔 대북제재 강화 이어 北2차 핵실험 가능성참여 추진하던 업체들 진출 포기 움직임 잇달아본단지 분양 무기연기로 입주업체도 전전긍긍업계, 투자금 손실보조등 정부의 포괄적대책 촉구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이현호 기자 hhlee@sed.co.kr 관련기사 대북제재 막판 줄다리기…물밑 해법모색 분주 "경협, 수정은 해도 중단없다" "北, 2차 핵실험 계획 中에 통보" 北 2차 핵실험 언제… 어디서… 개성공단 전력공급 매년 31억원 적자 반기문 "北 핵실험 한·미 공조 중요"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北 핵실험문제 해결" 김정일, 핵실험후 13일만에 첫 공식석상 'PSI 참여' 고민 깊어진다 北선박 화물검색 곧 본격 나설듯 재계도 "북핵 공동대응" 與, 남북경협 신중 대응론 고개 DJ "대북 경제제재로 충돌 일어날수도" [기자의 눈] 북핵과 해외부동산 투자 [사설] 남북경협, 유엔 결의안에 부합되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 등 돌발사태 발생 가능성이 커지면서 개성공단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최근 부쩍 커지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 참여를 추진했던 상당수 기관ㆍ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진출포기 움직임을 보이고 국제사회의 눈초리도 갈수록 따가워지면서 이 같은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토지공사와 산업단지공단ㆍ개성공단기업협의회 39개사 및 참여준비 업체 등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대비책을 마련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18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우리 정부에 금강산 사업 중단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등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자칫 북한의 2차 핵실험이 강행될 경우 개성공단 사업까지 중단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는 정부가 어떤 상황에서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에 밀려 정책방향이 전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사업철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는 등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업체들=개성공단 내 S사의 K사장은 “개성공단 사업의 경우 남북경협 차원에서 당장의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강행해왔는데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 현지법인장인 L씨는 “미국의 강경 입장에 밀리면 결국 개성공단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회사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며 “특히 향후 수출을 염두에 두고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요구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이제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 된 만큼 개성공단에서 사업하는 게 과연 메리트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확산되는 진출 포기 움직임=개성공단 내 5만평 부지에 아파트형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한국의류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는 당초 오는 12월께 공장 입주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지만 당분간 유보하기로 했다. 개성공단에 협동화사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던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역시 개성공단 분양 연기로 사업추진을 유보한 상태다. 또 2년 전부터 개성공단에 아파트형 공장 설립을 추진해온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도 200여개 업체에서 입주신청서를 받았지만 대북정세가 악화되면서 사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11월7일로 예정된 개성공단투자시찰단 파견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당초 참여를 희망했던 업체들은 개성방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번에 참여를 신청했던 모 업체 J사장은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참가신청을 했지만 주변에서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기다려보는 게 좋겠다고 충고해 참가 여부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개성중소기업전용공단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박근규 부회장은 “개성공단 1단계 본단지 입주사 300개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가능할지 솔직히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일정은 여전히 오리무중=개성공단 본단지 분양을 사실상 무기 연기한 한국토지공사 개성사업처 분양팀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대북 제재안이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과 최악의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개성공단에 아파트형 공장을 짓고 있는 산업단지공단 개성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토지공사의 개성공단 본단지 2차 분양 직후인 이달 말에 분양공고를 낼 예정이었으나 토공 측의 무기연기로 우리도 입주업체 모집을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입주해 있는 업체들은 최악의 경우 발생할 개성공단 사업 중단에 따른 피해손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방안을 찾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자부품업체 A사 사장은 “정부가 개성공단사업 지속을 밝히고 있고 미국 측도 이에 아직까지는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자칫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대북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악의 사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입주업체인 B사 A사장은 “우리도 개성공단 사업 중단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개성공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동대문시장과 대구 지역 의류업체들 중에도 이번 북핵 사태로 완전히 사업을 포기한 업체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래도 개성공단 사업은 지속돼야 한다?=로만손ㆍ삼덕통상ㆍ문창기업ㆍ평화유통ㆍ아트랑ㆍ만선 등 개성공단기업협의회 소속 대표 27명은 20일 1박2일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 현지에서 사장단회의를 갖고 정부 측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함께 개성공단 방문길에 나서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포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가 개성공단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정부 측에 투자금 손실보조 이외에 생산중단 등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무형의 손해를 포함한 포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입주기업보상대책을 수립, 제시함은 물론 이에 대한 이행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성공단 분양을 총괄하는 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는 사업중단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북핵 리스크가 진정 또는 해소돼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분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국렬 토지공사 개성공단사업본부 분양팀장은 “개성공단 분양이 연기되더라도 금융비용 이외에는 추가로 들어갈 비용이 없다”며 “분양원가가 크게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의 1단계 사업지 100만평의 경우 조성작업이 63%가량 진행됐으며 토지공사는 670억~680억원가량을 투자한 상태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사업에 사무소ㆍ식당ㆍ숙소 건설 등을 제외하고는 투자 내용이 없어 분양이 미뤄지더라도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입주를 희망하는 중소기업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분양이 미뤄지더라도 사업만 지속된다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10/18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