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자동차 품질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 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1,710억엔의 순이익을 냈던 일본 도요타의 노사가 올해 기본급 동결에 합의하면서 내건 명분이다. 도요타는 이미 ‘세계 최고의 품질’을 공인받고 있지만 ‘더 많은 투자를 위해’ 2002년 이후 벌써 4년째 임금을 동결했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포럼 강연에서 “경영자와 노동자가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맺은 것이 바로 55년 무파업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인터브랜드 평가에서 35억달러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면서 세계 84위에 올랐다.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9위다. 이쯤 되면 현대차가 한때 중장기 비전으로 내걸었던 ‘글로벌 톱5’의 자리도 머지 않았다.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노사분쟁이 말해 주듯 현대차가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단숨에 ‘초일류’로 올라서기에는 ‘2%’가 부족하다. ◇“밝은 미래가 보인다”=“현대차를 사러 오는 고객들은 ‘영리한’ 구매자들이다. 그들은 차의 특징과 가치를 이미 조사한 뒤 매장을 찾는다. 예전에는 도요타나 혼다만 비교하던 고객들이 요즘은 현대차도 비교리스트에 포함시켜놓고 있다. 현대차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매장에 방문하기 전에 벌써 구매를 결정했다고 보면 맞는다.” 스티브 키프 ‘더글러스 현대(LA인근 캘리포니아 산타나에 있는 딜러점)’의 총지배인은 최근 달라진 현대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평가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산타나의 자동차 거리에선 이미 현대차가 도요타ㆍ아우디 등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며 “자동차 영업을 하다 보면 현대차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국내 자동차업계 역사 상 처음으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것은 물론 일본의 ‘빅’ 중 하나인 닛산(85위)까지 제쳤다. 최근 몇 년 새 급상승한 품질수준을 바탕으로 글로벌 초일류 메이커의 대열에 바짝 접근한 것이다. 여기에 올해 초 ‘2010년 글로벌 톱 5’라는 양적목표를 버리고 새로 내세운 ‘고객을 위한 혁신’을 통해 질적경영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면 ‘꿈‘이 ‘현실’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초일류’ 길목의 과제= 현대차의 앞날을 무작정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미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그야말로 살아 남기 위한 무한의 생존경쟁을 치르고 있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보유한 일본 메이커들이 다양한 모델을 앞세워 중저가 시장을 치고 들어오고 있고, 고속성장하는 중국산 모델도 호시탐탐 세계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좋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으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차로선 자칫 방심하다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더 높이기 위한 고급차 개발, 미래의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친환경차 개발 등을 서둘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노사문제의 해결 역시 커다란 숙제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노사분규는 대외 이미지 손상은 물론 회사에 직접적인 손실을 가져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의 부상과 GM의 추락은 노사간 관계가 회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시장이 요구하는 일정 수준의 품질에 이미 도달한 현대차가 세계 시장에서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선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中서 쏘나타 하루 23대 팔기도" 딜러들의 평가 "중국 전체에서 우리가 두번째로 오픈했는데 사업초기에는 한국 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낮아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지난 2003년 1월부터 베이징현대의 딜러를 맡고 있는 리우은순(柳恩順ㆍ남ㆍ46) 사장은 "처음엔 현대차가 과연 잘 팔릴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컸다"며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가족들의 반대가 가장 심했다"며 사업초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나니 전시장으로 쏘나타를 보러 찾아오는 고객들이 나날이 늘었고 최근엔 하루에 무려 23대를 판매한 날도 있었다"며 "주변 사람들도 지금은 내 결정에 칭찬과 부러움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품질과 브랜드 이미지가 시장에서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진 대접을 받으면서 세계 곳곳에서 현대차를 팔고 있는 딜러들의 표정도 이처럼 밝아지고 있다. 스티브 키프 총지배인(더글라스 현대 딜러점)도 "미국의 한 유력지가 현대 엘란트라를 고유가 시대의 추천차량으로 소개한 직후 전시장을 찾은 두 부부가 서로 이 차를 사기 위해 쟁탈전을 벌인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대차의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달리는 현대차의 엔진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