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女인질 육성 네번째 공개는 고도의 심리전

협상 교착속 구출작전 차단 압박용 분석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이 한국인 피랍사건 18일째인 지난 4일 AFP통신을 통해 또 다른 한 여성 인질의 ‘구명’ 호소 내용을 공개했다. 탈레반 측의 네번째 ‘통화 주선’ 주인공 ‘싱조힌(Sing Johin)’이라는 여성은 “저들은 우리를 죽이겠다고 협박해요. 죽고 싶지 않아요”라고 울먹이며 한국과 아프간 정부는 물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까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 측이 이처럼 연약한 여성 인질들만을 골라 수일 간격으로 네차례 언론들과 통화를 주선한 것과 관련, 수일째 교착상태를 보여온 인질협상을 가속화시키고 섣불리 구출작전에 나서지 못하도록 심리전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여성이 특히 “‘전쟁’(구출 작전)이 개시되면 진짜 위험에 처하게 된다”며 군사작전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인질협상이 수일째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ㆍ아프간 정상회담과 한국 측과의 대면협상을 앞두고 관련 국가들에 심리적인 압박을 한층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 카르자이ㆍ부시 정상회담에서 인질문제가 가장 시급한 의제가 될 것으로 보도했다. 탈레반 측은 미국과 아프간이 한국정부의 반대 입장에도 불구 강력한 구출작전 의지를 내비치자 기존의 요구 사항을 완화하는 등 구출작전 가능성에 몹시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들도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름을 ‘싱조힌’으로 밝힌 이 여성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여성은 카리 유스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날 통화에서 액센트가 있는 영어와 아프간 방언인 다리어를 번갈아 섞어 쓴 점을 감안해보면 현지에서 오랫동안 체류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싱조힌’이란 이름은 샘물교회 측에서 밝힌 20명이나 아프간에서 합류한 3인(임현주ㆍ이지영ㆍ박혜영)의 명단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비슷하게 추정해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지 합류자 3인 중 임씨와 이씨는 이미 국내외 언론과 각각 한차례씩 통화를 한 바 있다. 샘물교회 측은 4일 새벽 이 여성에 대한 연합뉴스의 이름 확인 요청에 대해 그가 샘물교회 소속이 아닌데다 아프간 방언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현지에서 합류한 3명 중 한명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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