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B형간염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됐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는 지난 2002년 “B형간염의 악화 원인이 과로와 스트레스라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와 배치되는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최은배 판사는 23일 이모씨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 요양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A면사무소 공무원으로 재직할 당시 이 지역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업무 부담으로 작용해 질병이 악화된 점과 잦은 술자리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이어져 원고의 간염 항체형성을 방해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김관중 판사도 원고가 B형간염자인 관련 소송에서 “과로가 간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의학적 소견은 없지만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만성 B형간염을 간암으로 악화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원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2002년 대법원 판례 이후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B형간염자의 손을 들어준 판결은 최근의 2건이 유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