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분기 매출로는 사상 처음 15조원을 돌파했다.
12일 주우식 삼성전자 전무(IR팀장)는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가진 IR에서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지난해 4ㆍ4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인 15조5,2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주 전무는 또 “4ㆍ4분기 순이익은 2조5,600억원을 기록, 전분기(1조8,800억원) 대비 36%나 급증했다”며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1,4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8조600억원, 순이익 7조6,4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004년보다 매출ㆍ영업이익ㆍ순이익 등이 모두 감소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안기부 X파일과 검찰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수사, 이건희 회장의 공백 등으로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 발목이 잡힌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 부문이 4ㆍ4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부가ㆍ고용량 제품의 비중이 확대되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한 5조900억원, 영업이익은 21% 신장한 1조6,200억원을 달성했다.
정보통신 부문은 유럽 지역에서 블루블랙폰과 3G폰 등 프리미엄 제품이 판매호조를 보이며 사상 최대인 2,70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 상승한 4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LCD 부문의 경우 계절적 요인에 따른 수요 증가와 7세대 라인의 성공적인 양산 등으로 매출은 12% 증가한 3조100억원,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4,000억원에 달했다.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전분기보다 4% 감소한 1조5,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고 생활가전 역시 매출 7,500억원과 6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주 전무는 그러나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경우 해외생산 비중이 90%에 이르면서 이익실현이 대부분 해외법인을 통해 이뤄져 본사 영업이익 아닌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우수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모바일 및 그래픽용 고부가 D램과 MP3ㆍ휴대폰용 고용량 4Gb 낸드플래시 등의 초과 수요, 프리미엄 휴대폰 확대 등으로 지난 2004년 규모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 전무는 “매출ㆍ영업이익ㆍ순이익은 지난해 2ㆍ4분기 이후 3ㆍ4분기, 4ㆍ4분기 실적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올해 실적전망도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연말께 3조원의 캐시(현금)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