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공, 택지 개발이익 공개 검토
"땅장사" 비난 정면돌파 위해 연구 착수
김문섭 기자 lufe@sed.co.kr
신도시ㆍ택지개발 등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다는 비판에 시달려온 한국토지공사가 판교 신도시 등의 개발이익을 전면 공개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공공기관이 나서 '땅장사'를 하고 고분양가를 부추긴다는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토공이 논란 불식을 위해 '정면승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발이익이 공개되면 대한주택공사와 SH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에도 공개압력이 커지고 민간 건설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토공의 한 관계자는 25일 "각종 개발사업으로 환수한 이익이 어떻게 국민들에게 돌아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택지개발 이익을 공개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개발이익 공개가 민감한 문제이고 추정이익에 대한 판단 등 실무적 어려움도 많지만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라며 "아직 정부와 협의하지는 않았으며 공개시기도 미정"이라고 덧붙였다.
토공은 사업별 개발이익 공개는 물론 이익금이 각종 기반시설 설치와 국토 균형발전사업에 어떻게 투입됐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8월부터 택지공급 기준을 감정가에서 조성원가로 바꿔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택지비 부담을 낮추고, 토공 등에 택지조성 원가를 공개하도록 한 데 이어 개발이익까지 공개되면 택지 조성과 공급ㆍ개발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토공 등이 시행한 판교 신도시의 경우 개발이익이 1,000억원대라는 정부와 토공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최소 2조원에서 10조원까지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따라서 이번 개발이익 공개 방침은 일반 국민이 이해조차 할 수 없는 원가 항목만이 아니라 사업비용 대비 이익이 얼마인지를 정확하게 공개하라는 요구에 토공이 정면대응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발이익 공개의 파장이 만만치 않고 정부도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 토공의 의지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입력시간 : 2006/09/25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