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M&A 이후 피인수기업의 광고 물량도 인수 기업을 따라 이동하면서 광고대행사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내수 경기 부진으로 광고주들이 안정적인 광고전략을 선호해 광고 물량 변동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M&A에 따른 대형 광고주들의 이동은 업계 순위 변화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는 만큼 광고대행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 인수 이후 400억원 규모의 ‘푸르지오’ 브랜드 광고를 경쟁 프리젠테이션 한번 없이 상암커뮤니케이션즈로 대행 이동하기로 했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부회장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여동생이기도 해 오래전부터 아시아나 광고를 취급해왔으며 이번에 대우건설 물량까지 확보하게 된 것. 이에 따라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단숨에 광고 취급액 순위가 큰폭으로 상승하게 됐다. 이에 반해 수년간 푸르지오 광고를 해오면서 업계 광고 선호도 및 인지도 제고에 기여했던 웰콤은 씁쓸한 뒷맛을 다셔야 했다. 조흥은행과 합병한 신한은행도 최근 100억원대 광고 물량을 놓고 제일기획과 이노션만 참여한 가운데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진행중이다. 신한은행은 중견 광고대행사인 코마코에 오랫동안 광고를 맡겨왔으나 이번에 신한금융지주로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광고대행사도 보다 인지도 높은 업체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2월중에 LG카드도 신한금융지주로 편입이 예정돼 있어 현재 LG카드를 맡고 있는 광고대행사 역시 교체 여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글로벌 본사의 합병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난해 합병 작업을 마무리한 진로발렌타인스와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올들어 광고대행사를 제일기획으로 바꾸고 올봄부터 대규모 광고 판촉에 나설 계획이다. 진로발렌타인스도 연간 광고 물량이 70~80억원대로 알려져 물량을 뺏긴 대행사로서는 타격을 입게 됐다. 광고대행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새 대기업들이 잇따라 인하우스 광고회사를 설립하거나 경쟁 프리젠테이션 없이 관계있는 회사에 물량을 몰아주는등 과거 관행이 다시 고개를 드는 추세”라며 “독립 광고회사들로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보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