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의 무늬는 어떤 원리로 형성됐을까? 현란한 나비 날개의 다채로운 무늬, 해파리의 유동적인 형태와 놀라운 대칭성, 성장을 준비하는 배아에 드러난 줄무늬처럼 '스스로 발생한 모양'들에는 어떤 법칙과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런 분야를 연구하며 형태의 기원과 성장을 다루는 학문을 '형태학(Morphology)'이라고 하는데, 현대 과학자들은 다양한 형태와 패턴들 속에서 반응과 움직임을 찾아내기도 한다. 실제로 심장 발작을 일으키는 심장 부정맥이 일어날 때의 나선형 파장은 잉크 방울을 물에 떨어뜨렸을 때 한동안 나타나는 확산과 응축의 반복 반응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그 결과 이제는 이 나선형 패턴을 조작해서 심장이 멈추기 전에 일으키는 경고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과학잡지 '네이처'에서 20여년 간 물리·화학 분야의 편집자로 일한 저명한 과학저술가 필립 볼이 형태학이라는 잣대로 자연과 사회의 관계를 흥미롭게 살펴본 '형태학 3부작'으로 '모양', '흐름', '가지'를 내 놓았다.
첫번 째 권 '모양'은 자연 곳곳에서 스스로 발생한 형태의 사례와 원리를 살펴본다면, 두번 째 권 '흐름'은 형태의 역동성을 주제로 다양한 형태들이 변화하는 방식과 그것을 예측하려는 과학적 시도들을 다뤘다.
'가지'는 다양한 형태들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을 토대로 자연 세계와 인간 사회의 사례를 설명한 책이다. 자유자재로 연결되면서 급속하게 확장하는 인터넷망에 대한 이야기도 담겼다. 모양 2만원, 흐름 1만6,000원, 가지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