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국(59) 삼오엔케이 회장과 이희자(55) 삼오엔케이ㆍ루펜리 사장. 국내 가정용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의 90% 가량을 휘어잡은 부부 사업가다. 성 회장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99년 일본 마루이치사와 건조 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기술이전 및 판권계약을 체결하면서. 정부 조달물자 등을 수입ㆍ공급해 번 돈을 '당장 큰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미래 성장전망이 밝고, 환경보전에도 일조할 수 있는 사업을 하겠다'며 80년대부터 대기오염물질 농도 원격측정시스템 구축 등 환경사업에 쏟아부었던 그였다. 하지만 2005년부터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의무화한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건설회사나 가정주부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배출량과 무관하게) 모두 수거해 가는데 뭣하러 구입하느냐"며 외면하기 일쑤였다. 2001년 일본에서 온풍건조 방식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1,000대를 수입했지만 판로가 막막했다. 성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대규모 조달물자 공급계약이 해지돼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건설회사 임직원 집에 제품을 보내 직접 써보고 필요성과 편리성을 깨닫게 하는 체험 마케팅을 벌였다.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져 지급보증을 서준 친정 식구들까지 곤욕을 치르자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희자 사장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무렵. 이 사장은 건설회사 대표들에게 처리기의 효용 등을 적은 편지를 쓰고 또 썼다. 마침내 2002년 롯데건설을 시작으로 신규건설 아파트에 싱크대 내장형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설치해달라는 문의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음식점ㆍ공공기관ㆍ학교ㆍ군부대 등에 적합한 대용량 제품도 개발, 2003년 깨끗한세상좋은나라(현 루펜리)를 별도 설립했다. 대용량 제품은 미국ㆍ캐나다ㆍ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오엔케이와 루펜리는 영업대상의 중복을 피하며 신규 건설 아파트에 '키친스마일' '루펜' 브랜드로 내ㆍ외장형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납품하고 있다. 두회사는 올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부문에서 각각 매출 200억원, 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발명의날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이 사장은 "여러 기업 등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시장에 진출했지만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정주부가 쓰기 편한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장악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성 회장은 요즘 다공질의 친환경 콘크리트 블록인 '폴라카블'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폴라카블은 투수성ㆍ투기성이 우수해 식물이 자라는 친환경 하천제방, 장마철 토사 유출을 예방하는 옹벽필터, 어초, 방음벽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