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증시 유입 본격화? 투신 주식형상품 이달 1兆8,339억 늘어일부 부동산 투자자금 이동 시작 관측도강북 큰손등 속속 회귀 “당분간 활기 예상”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8ㆍ31 대책’ 한달 만에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강남 분당 등의 아파트 가격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남 지역은 물론 비교적 움직임이 ‘둔한’ 강북 지역 큰손들의 주식투자가 늘고 있다는 게 증권사 지점들의 전언이다. 또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자금의 주식시장 이동이 시작됐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A증권사 광화문지점의 B지점장은 “최근 지점 최고액 고객이 전체 운용자산 1,000억원 가운데 50억원을 단기 주식투자에 쓰기로 결정했다”며 “성과가 좋을 경우 주식투자 비중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뭉칫돈 흔적 곳곳에=통계상 뭉칫돈으로 추정되는 자금의 증시유입이 확연히 나타난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9월 들어 투신 주식형 상품(수익증권+뮤추얼펀드)의 순증액은 1조8,339억원. 9월 말까지 순유입액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것은 순증액 2조원은 적립식 펀드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적립식 펀드 추이를 감안할 때 9월 적립식 펀드 중 주식형 순증 규모는 많아야 8,000억원이다. 결국 1조2,000억원은 적립식 펀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투신권으로의 신규 자금 유입 강도를 볼 때 분산 투자를 지향하는 적립식 펀드의 판매 활성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연기금 등 기관 자금 이외의 뭉칫돈이 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실질고객 예탁금도 추석 연휴 후 6거래일 동안 무려 5,648억원이나 늘었다. 차은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순수 주식형 펀드로 하루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들어오고 실질예탁금도 8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으면서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본격화는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강북 큰손도 돌아온다=각 지점에서는 한동안 떠나 있던 큰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더딘 강북 지역 부자들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최근 고액자산가의 돈을 위탁받은 B지점장은 “원래 강북 부자들은 누구보다도 늦게 움직이며 특히 주식은 투자를 하더라도 한번 사놓고 잊어버리는 초장기 투자가 대부분인데 이번에 주식에 손을 다시 댄 것은 고무적”라고 말했다. 강남권도 상황은 마찬가지. C증권 압구정지점의 한 관계자는 “우리 지점뿐만 아니라 강남권의 다른 지점에서도 과거 큰 자산을 지닌 고객들이 10억원 이상의 돈을 들고 돌아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병국 굿모닝신한증권 삼성역지점 지점장도 “한 투자자는 5억원 정도를 투자했다가 최근 50억원까지 자금을 늘린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증권 PB센터 역시 “최근 50억원의 돈을 맡기고 주식을 사달라고 하는 고객이 있었다”며 “상승장에서 소외되기 싫어하는 일부 큰손 고객은 위탁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큰손의 자금 유입이 모든 지점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자금의 방향은 분명 긍정적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게 증권사 지점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부동산 매력 반감, 추세 이어질 듯=적립식 펀드로 대표되는 개미투자자들의 주식투자확대도 꾸준하다. 지난 8월 한달간 적립식 펀드의 순유입액이 7,500억원을 넘어서며 월별 순증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적립식 펀드 수탁고는 9조2,415억원으로 7월의 8조4,854억원에 비해 7,561억원 늘었다. 적립식 펀드 수탁고 증가액은 월별로 ▦4월 5,730억원 ▦5월 5,550억원 ▦6월 3,810억원 ▦7월 4,240억원이다. 8월 말 기준 적립식 펀드 계좌 수도 350만1,682개로 전월에 비해 29만6,540개 늘었다. 차은주 연구원은 “부동산과 채권 등의 메리트가 반감되거나 기업경기 호전을 예상하고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만큼 시장이 급격하게 꺼지거나 경기지표가 시장의 기대치 이하로 약화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이런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5/09/29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