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섹스 스캔들' 들끓던 1920~30년대 할리우드

규제기구·제작규약 만들어 자정나서


'섹스 스캔들' 들끓던 1920~30년대 할리우드 [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규제기구·제작규약 만들어 자정나서 외신협회원 기자 hjpark@koreatimes.com 성(性)처럼 관심을 끄는 화제도 없다. 늘 감추고 다니는 것을 들춰내는 재미인 듯 싶은데 특히 돈과 힘 많은 유명 인사들의 섹스 스캔들이야말로 그중에서도 최고의 토픽이다. 지난 12일 사임한 뉴욕 주지사 엘리옷 스피처의 호텔에서의 콜걸과의 섹스 스캔들이 그 한 예다. 섹스라면 둘째가기를 서러워하는 곳인 할리우드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숱한 섹스 스캔들을 뿌려왔다. 일찌감치 1922년 연방의회가 "할리우드는 방탕하고 사치하고 또 먹고 마시고 프리(free) 러브를 하는 동네"라고 비난했을 정도다 이런 퇴폐풍조는 1920년대 초 할리우드를 뒤흔들어 놓은 일련의 스캔들로 제동이 가해졌다. 뚱보 코미디언 로스코 아버클의 강간ㆍ살인 재판과 당대 인기 여배우들과 관계한 윌리엄 테일러 감독의 영구미제 피살사건 등이 그것이다. 할리우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영화사들은 1922년 서둘러 자체 규제기구를 세우고 당시 우정국장이던 윌 헤이스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그러나 이 기구는 징계권이 없는데다가 경제공황이 닥치면서 영화사들은 집안의 관객을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성적으로 야한 영화와 갱 영화를 양산했다. 스크린에서 섹스와 폭격이 난무하자 헤이스는 가톨릭 관계자들의 협조를 받아 '제작 규약'을 작성했다. 내용은 아동성기 노출과 섹스에 관한 제반 질병 언급 및 경찰에 대한 무능하고 부패한 묘사 금지 그리고 범죄자에 대한 응징 등이다. '십계' 등 성경영화를 만든 세실 B. 드밀의 '십자가의 징표'(1932)가 그 좋은 예다. 네로 치하의 기독교도의 수난을 그린 영화라고 보기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발가벗다시피 한 남녀들이 먹고 마시면서 집단으로 난잡하게 즐기는 장면이 나온다. 할리우드는 섹스를 팔아 불경기를 극복했고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대리 만족을 즐겼다. 참다 못한 카톨릭 단체가 할리우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1934년 영화사들은 조셉 브린을 규제기구의 새 수장으로 초빙, 본격적으로 엄격한 자체 검열을 시작했다. 규약 전 시기의 대표적 영화들로는 '베이비 페이스' '이혼녀'(사진) '자유 혼' '여자' '야간 간호사' 등이 있다. /한국일보 미주본사 편집위원ㆍ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원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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