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을 하면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이 “삼성도 처음에는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봤다”며 “기죽지 말고 힘을 내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주변에서 어려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왜 힘들여 하느냐는 시각이 있지만 좀 더 먼 미래를 보고 분발해줄 것을 직원들에게 촉구한 셈이다. 20일 동부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그룹 경영진과의 경영 전략회의를 통해 반도체 사업에 대한 신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오늘날 세계시장의 선두가 된 삼성전자도 반도체 사업 초기에는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어려움을 겪었다”며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초기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성과가 어려운 비즈니스인 만큼 좀 더 분발하자”고 말했다. 동부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인 동부일렉트로닉스를 동부한농과 합병하면서 동부하이텍으로 출범시켰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사업이 궤도에 오르지 못하면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동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이 다행히 지난 1ㆍ4분기에 흑자로 전환했고 반도체 시황도 조금씩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메모리 중심인 국내 반도체 사업에서 비메모리 분야의 육성은 국가적 과제이고 동부도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부는 최근 동부하이텍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외에 반도체 설계 부문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금융 부문에서도 사업확장 방안을 모색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