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부 명확한 정책있어야 금융시장 불안감 해소

『뉴스가 없이 불투명한 것보다 나쁜 뉴스라도 명확한 것이 좋다』경제전문가들은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불안감으로 촉발된 주가폭락· 금리 급등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보다 명확한 조치를 통해 시장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지난 17일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이후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이 내놓은 대책들이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당국이 대우처리에 대한 전체 프로그램을 마련, 하루 빨리 발표하라고 권고했다. 즉 금융시장 흐름을 뒤따라가기보다 이에 앞서 투명한 조치를 통해 시장 불안감을 잠재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다음은 경제전문가 4인의 진단이다.(가나다 순) ◇權純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주가불안의 핵심고리는 투신사다. 즉 대우에 대한 투신의 신규자금 제공 등으로 투신쪽에서 공사채형에 대한 환매사태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중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다. 이미 시장 매커니즘을 통해 사태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정부도 대우에 대한 신규자금 4조원을 투신과 은행에 부담하라고 해놓고 뒷짐지고 있기는 힘들 것이다. 최악의 경우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어쨌든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여러가지 가능성을 타진하기보다는 소신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결단이 늦어지면 「백약이 무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金廣斗 서강대 경상대학장=정부도 해결책이 마땅치 않을 것이다. 결국 과다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대우가 능력이 있는지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의심하는 것 아닌가. 우선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용해 시중에 유동성을 풍부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대우의 구조조정 계획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대우 계획대로 잘 팔리지 않으면 부채 일부를 대출금 출자전환 등을 통해 금융기관이 떠안아야 한다. 또 이 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은 불가피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도 상황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정책결단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 대우처리 과정에서 정부 정책당국의 손발이 안맞는 듯한 느낌이다. 정부는 대우와 관련된 총체적 프로그램을 만들고 소신을 가지고 정책을 집행해 나가야 한다. ◇朴振根 연세대교수=우리 주식시장이 구조적 불안정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해도 주식시장이 흔들릴 수 있을 정도로 최근의 주가흐름은 실물경제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상 급등했다. 대우문제는 대출금 출자전환이 하나의 돌파구가 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자본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만큼 외국투자자들이 대우의 구조조정 계획이나 우리 시장을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지속성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국제적인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국제적인 시각에서 한국경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정책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張亨壽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위안화 평가절하·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의 실제 영향은 미미하다. 대외변수보다는 대우가 문제다. 대우문제때문에 대외변수가 부각돼 보일 따름이다. 금융시장이 안정되려면 정부의 신뢰할 만한 정책결단이 있어야 한다. 외국인들도 정부의 대우처리 과정을 면밀히 보고 있다. 우선 외국인들은 대우 구조조정 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구조조정 이전의 마인드나 관습으로 한국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투신사를 동원하는 것은 옛날 방식의 전형이다. 대우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현재의 구조조정 계획은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등 핵심기업도 매각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른 시일내 외국인들과 시장이 납득할 만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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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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