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밀레니엄기업/삼성엔지니어링] 타임머신

김상무가 프로젝트 매니저로 수주에서부터 시운전까지 모든 것을 챙긴 A 프로젝트는 사막에 매장된 석유 및 가스층을 개발, 석유화학단지로 조성하는 매머드급 사업이었다. 매장량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지만 이 프로젝트 수행은 시작부터 산넘어 산이었다. 우선 회사관계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반대했으며 선뜻 거액의 자금을 제공하려는 금융기관도 없었다.김상무는 리비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들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20년전 국제통화기금(IMF)위기를 극복하려는 한국인들을 떠올렸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 수주에 반대하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을 거듭한 끝에 프로젝트를 따냈다. 다음은 대형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득작업이 숙제로 남았다. 하지만 김상무가 사업전망에 대한 합리적인 자료를 근거로 자금제공을 끈질기게 요구하자 금융기관들도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제공했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이 세계적인 엔지니어링업체로서 쌓은 명성이 크게 작용했다.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A 프로젝트는 난공사였다. 우선 대형 자재를 수송할수 있는 도로를 만들고 부두에 하역장까지 조성해야 했다. 이와 함께 공업 및 생활용수를 쓰기 위해 담수설비도 갖춰야 했다. 더욱이 현지 근로자들이 대부분 회교 신자들이라 현장내에 모스크(회교사원)까지 세워 이들을 배려했다. 5년간의 시공끝에 마침내 피라미드가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큰 초대형 석유화학단지가 아프리카 사막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은 A 프로젝트 완결과 함께 매출, 순이익에서 세계 1위의 엔지니어링업체로 부상했다. 하지만 수성은 창업보다 어려운 법. 김상무는 아마존강 유역을 환경생태계 테마파크로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위해 다시 브라질로 날아가고 있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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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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