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야, 물렀거라.`
삼성 이승엽(27)이 `더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번에는 여름철 홈런 레이스에도 흔들림이 없겠다는 각오다.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5개ㆍ일본 왕정치 로즈 카브레라) 경신에 나선 이승엽이 시험무대에 오른다. 항상 하강 곡선을 그리던 여름철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5월의 사나이`라는 애칭이 대변하듯 봄바람이 부는 5, 6월에 활활 타올랐던 이승엽의 방망이는 그 동안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 8월에 유난히 맥을 못 췄다.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5월, 6월에 각각 통산 60개, 58개로 월별 홈런에서 1, 2위를 기록한 반면 7월, 8월에는 36개, 47개로 급락했다.
올해도 지금까지의 상황은 비슷(?)하다. 이승엽은 지난 달 15홈런으로 월간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고, 6월 들어서도 28일 현재 14홈런을 토해내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다를 것”이라는 게 이승엽의 다짐이다. 우선 300홈런의 부담감을 일찍 털어내는 등 심리적으로 더없이 편안하다. 아울러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무거운 방망이로 더위를 나겠다는 나름대로의 비책도 세웠다.
“솔직히 99년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게을리 했다”던 이승엽은 올 시즌 원정에 나가서도 꼬박꼬박 30분씩 바벨을 들며 체력 유지에 힘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950g짜리 방망이를 계속 들겠다”는 비책을 밝히기도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여름철에 들면서 가벼운 방망이를 선호하는 것과는 달리 이승엽은 시즌 초부터 휘둘렀던 950g짜리 방망이를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강공책이다.
이승엽은 힘으로 치는 파워히터가 아니기 때문에 묵직한 방망이를 중시한다. 이전에도 같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체력적인 문제로 방망이 무게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국민타자`의 여름나기가 성공적으로 끝날지 관심을 모은다.
<정회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