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안민정책포럼 세미나 참석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압력솥' 같은 시장, 규제개혁해야 활력 찾죠

중기 과잉지원에 경제 생태계 기형… 전체 기업 99% 차지… 압정 모양

성장 막는 중견기업 차별규제 없애

독일처럼 히든챔피언 육성하고 꺼져가는 기업가 정신 되살려야


"창업을 권장하면서도 중소기업을 더 크지 못하도록 규제해 시장이 출구 없는 압력솥처럼 변했습니다. 경제가 활력을 찾으려면 중소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과감히 없애야 합니다."

김홍국(사진) 하림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양재동 외교센터에서 안민정책포럼이 주최한 송년 세미나에서 기조연사로 나서 "규제혁파를 통해 꺼져가는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 생태계 모습을 압정에 비유했다. 기업 수로 따진다면 중소기업이 전체의 99.91%, 중견· 대기업은 고작 0.09%에 불과해 바닥은 거대하고 상부는 뾰족한 압정 구조라는 것. 그는 이 구조에서 중소기업 간 과당 출혈경쟁이 불가피하고 결국 성장궤도를 밟기도 전에 대부분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기업 수 비중과 고용 비중(88%)을 상징하는 이른바 왜곡된 숫자 '9988'을 기업 수 90%, 고용비중 80%인 희망의 수 '9080'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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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기형적 구조의 원인이 중기에는 과잉 지원 및 시장 퇴출 억제정책을 펴고 대기업에 대해서는 동반성장을 위한 인위적 조정 및 통제, 높은 가업승계 실효세율 등 규제정책을 펴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에 퍼주기식 지원과 보호 탓에 기업들은 마냥 안주하려는 피터팬증후군을 보이고 있고 카니발리즘(자기시장잠식)으로 도산과 폐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는 "중기에 대한 직접 지원을 줄이고 중견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없애야 기업생태계가 독일과 유사한 '9080' 구조로 정상화될 것"이라며 "정상적인 생태계에서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가업상속 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의 '상속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부결됐지만 김 회장은 세제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독일 경제의 핵심축인 히든챔피언의 평균 업력이 70년에 이른다"며 "독일은 7년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정상기업에 대해 상속세를 100% 면제해주는 데 이 같은 제도가 기업 연속성을 보장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속·증여 세제 개선과 차별 규제 해소가 기업 생태계를 정상화시키고 기업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소수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현상이 완화되고 왕성한 기업활동으로 세수부족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민정책포럼은 공동체 자유주의를 이념으로 1996년 창립된 전문지식인들의 모임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사구시적 정책들을 제시하는 것을 모임의 목적으로 표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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