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 바그다드 깜짝 방문] ‘이라크 철수 안한다’ 의지 천명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내에서도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바그다드 공항을 27일 극비 방문하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전투 지역을 방문한 것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지난 69년 호치민(당시 사이공)의 디안기지를 방문한 이후 34년 만에 처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는 혹시 발생할 지 모를 미사일 공격에 대비, 이날 저녁 기내 불을 끄고 창문도 가린 채 바그다드 공항에 착륙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약 2시간 30분 동안 머물며 공항 식당에 운집한 미 1보병 사단 및 82 공수사단 장병들과 식사를 함께하고 이들을 격려했다. 그는 미국은 이라크에 자유가 수립될 때까지 결코 이라크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후 처리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시의 이라크 전격 방문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에 맞춰 극비리에 진행됐다. 백악관 공보팀은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주 목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추수감사절을 보낼 것이라며 사전 연막작전을 폈고, 심지어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내외 역시 아들의 이라크 방문 사실을 전혀 몰랐고 파월 국무와 럼스펠드 국방장관도 뒤늦게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부시의 이번 이라크 방문은 전후처리 및 자유 이라크 정권수립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국내외에 재천명함과 동시에 이라크내 지속적인 테러 공격으로 크게 악화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홍보적 성격도 강하다고 분석했다. 스티븐 준스 샌프란시스코대 정치학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내년 대선을 겨냥한 대국민 홍보전”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그의 지지율 상승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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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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