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은행들이 작년에 올린 수수료 수입이 325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로 수수료를 올렸던 2009년(411억 달러)과 비교하면 21%나 줄어든 수치이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및 여신금리의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버는 외에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미국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 중 절반가량은 계좌에 잔액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체크를 발행하거나 직불카드를 사용한 데서 발생한다. 이 경우에 통상 미국은행들은 1건당 35 달러를 부과한다.
2009년에 정점에 달했던 미국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온라인 뱅킹과 폰뱅킹이 퍼지는 영향이 크다. 과거에는 계좌의 잔액이 없는 줄을 모르는 상황에서 체크를 발행하거나 직불카드를 사용했다가 수수료를 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잔액을 확인하는 고객이 많아졌다. 실제로 지난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사 결과, 스마트폰 뱅킹 앱의 가장 보편적인 이용은 잔액 확인 및 거래내역 조회였다.
여기에다 금융규제 당국이 수수료 부과 규정을 강화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WSJ은 설명했다. 1건당 35달러를 부과하는 규정과 관련, 2010년에 규제 당국이 특정한 거래의 경우에는 고객들이 동의한 경우에만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규정을 바꾼 탓에 은행의 수입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신문은 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줄고 있지만 미국 은행들의 전체 이익은 여전히 막대하다고 덧붙였다. 올 2·4분기에 미국 은행들이 거둔 순이익은 402억 달러여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작년 1분기(403억달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