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원화 강세와 유가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제품 판매가격 하락 등의 타격으로 지난 1.4분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950원선이 붕괴됐고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5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기업들의 경영환경은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있으나 환율과 유가라는 대외 악재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2.4분기 실적은 1.4분기보다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우 영업이익이 3천598억원(해외법인 연결기준)으로 전분기보다 31.1%나 감소했고 순이익은 2천942억원으로 무려 61.5% 줄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다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판매 가격이 급속히 떨어졌기 때문.
삼성SDI의 경우에는 1.4분기 영업이익이 410억원으로 작년 4.4분기(1천424억원)보다 무려 1천억원 이상(71.2%) 줄었다. 수익성 뿐 아니라 매출액도 전분기보다 22.3%가 줄어드는 등 외형도 줄었다.
LG전자도 환율 하락과 휴대폰 부문의 실적 악화 때문에 1.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만에 다시 1천억원대로 떨어지는 부진을 면치못했다.
LG전자의 1.4분기 매출액은 5조7천998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천906억원으로 9.7% 줄었다.
특히 LG전자의 휴대폰 부문은 비수기로 인한 수요 감소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작년 2.4분기 이후 3분기만에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환율 하락과 낸드 플래시, LCD 가격하락 등의 여파로 1.4분기 영업이익이 2004년 4.4분기 이후 5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매출액이 13조9천600억원, 영업이익 1조6천100억원,당기순이익 1조8천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2조1천400억원)보다 무려 24%나 감소한것이며 2004년 4분기 1조5천300억원을 기록한 이후 5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출액도 전분기보다 1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분기대비 27%나 급감했다.
LG필립스LCD는 올 1.4분기 매출이 2조4천710억원에 그쳐 전분기대비 16.6% 감소하면서 2004년 3.4분기 이후 6분기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영업이익도 520억원에 머물러 전분기보다 84.4%나 급감하면서 지난해 1.4분기이후 계속된 상승 흐름이 주춤했다.
포스코의 경우에는 1분기 영업이익이 7천900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55.5% 감소하면서 2003년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추락했다.
매출액도 4조6천6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5% 감소하면서 2004년 2.4분기(4천754억원)이후 처음으로 5조원에 못미쳤다.
이같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무엇보다 지난 1.4분기중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하락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유가도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며 급등세를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
더욱이 2분기 들어 이같은 상황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2.4분기의 실적은 1.4분기보다도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외 악재로 인한 실적 악화에다 최근 현대차에 대한 검찰 수사등으로 업계 전체가 뒤숭숭한 상황"이라면서 "어려운 상황들이 하루 빨리 개선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