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보험 등 금융권의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파행으로 흐르고 있다. 은행권의 인수합병(M&A)과 메가뱅크(초대형은행)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노사관계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다음달 22일 전국 34개 지부 약 10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금융노조가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안은 신입 행원 임금의 원상회복. 노조는 사측이 이것만 받아들여도 다음달 대규모 시위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사측은 임금 문제 외 다른 안건은 올해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아 양 측의 충돌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M&A에 따른 구조조정 가능성도 노사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금융 피 인수 반대에 이어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합병 가능성이 떠오르면 산은·우리금융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SC제일은행 노조 파업도 불을 댕기고 있다.
보험사들의 임단협도 순탄치 않다. 양 측간 임금인상률에 대한 시각차도 클 뿐만 아니라 연봉제 도입 및 성과급제 개선 등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현재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실무교섭을 벌이며 수당체계 개선방안과 임금인상률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으나 노사간 입장차이만 확인했다. 교보생명도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이나 임금인상률과 직원 복리후생과 콜센터 직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서 노사간 이견차이가 크다. 신한생명은 내달 초 노사 실무교섭을 시작한다. 신한생명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률을 8%수준으로 제시할 계획이지만 사측은 '3%+상여금 100%' 수준으로 마무리할 계획이어서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ING생명 등 대다수 생보사들이 아직까지 노사 상견례 날짜 조차도 정하지 못해 임단협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