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Story] 손천수 라온레저개발 회장

"제주도는 제2의 고향… 한림을 세계적 관광휴양지로 키울것"<br>골프 등 취미가 사업으로 종합 레저타운 조성 추진<br>금융위기 때에도 성공 확신 전재산 털어 사업 뛰어들어<br>"리조트 사업 성공 위해선 신뢰 보여주는게 가장 중요"





호방함. 손천수(59ㆍ사진) 라온레저개발 회장을 만난 첫 느낌이다. 명함부터 튀었다. 깨끗한 명함지에 '라온 회장'이라는 직함과 함께 붓글씨로 쓴 '孫天水' 라는 이름 석자만 큼직하게 박혀 있다. 붓글씨는 달필(達筆)로 유명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솜씨다. 예전에 김 전 총리와 만났을 때 써준 것을 명함에 넣어 제작했다고 했다. "이름 하나 말고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잖소." 거리낌없이 내뱉는 손 회장이다. 하지만 상대에게는 지나친 겸손으로 들린다. 그는 경남 창원을 연고지로 한 중견 건설업체인 라온건설 창업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주도 내 최대 규모 레저타운으로 더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2004년 타이거우즈, 최경주, 박세리, 콜린 몽고메리 등 내로라하는 골퍼 4명을 초청하는 오픈행사를 열어 화제가 됐던 라온골프클럽을 비롯해 국제 수준의 승마기반시설을 갖춘 회원제 승마클럽인 라온승마클럽, 경주마 육성을 위한 라온 목장, 말 테마파크인 더마(馬)파크 등을 소유, 운영하고 있다. 11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주거형 리조트단지인 '라온프라이빗타운 제주'와 호텔 '라온'을 개장했다. '라온'이라는 이름으로 제주 서부 한림지역을 아우르는 거대 레저타운을 만들어낸 셈. 손 회장은 "제주도에 골프ㆍ승마ㆍ요트ㆍ관광ㆍ휴양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종합 리조트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내 계획"이라며 "2007년 무렵 처음 구상했으며 라온 5대 웰빙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라온 타운'을 만들어가게 된 계기는 2004년 문을 연 '라온골프클럽'이다. "골프클럽을 열고 2~3년간은 별 생각이 없었어요. 그런데 골프라는 것이 친구끼리 단체로 오기도 하지만 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골프를 안 치는 다른 가족은 같이 와서 할 것이 없어요. 종합레저타운을 만들면 좋겠구나 생각했죠. 종합레저타운을 만들기에는 제주도만한 곳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물론 쉽지는 않았다. 지역 중견 건설사에 불과했던 라온건설이 75만여㎡의 부지에 934실짜리 대규모 리조트타운을 건설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도 많았다. "착공에 들어갈 무렵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 차례 휩쓸고 가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라고까지 일컬어지던 시기였습니다. 많은 건설업체가 부도를 냈고 부동산 가격은 반으로 떨어졌죠. 가족뿐 아니라 회사 직원, 제주도 내 지인들까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반대했어요. 특히 대규모 리조트가 국내에서 과연 성공할지 반신반의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하지만 손 회장은 생각이 달랐다.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세컨드하우스 개념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관리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죠." 손 회장은 확신이 있으면 뒤를 돌아보지 않는 성격이다. 라온프라이빗타운만 해도 계획에서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4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착공은 고사하고 땅을 매입하고 인허가 받는 데만 수년이 걸리는 여느 리조트 사업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부동산 불경기 등의 이유로 착공도 못한 채 나가떨어지는 개발 사업이 수두룩하던 상황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직접 현장을 발로 뛰며 얻은 손 회장의 감각과 결단력이 큰 힘을 발휘했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경남 창원에 자택이 있는 손 회장은 "한 달에 20일은 제주도에서 지내며 거의 매일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어야 잘한 부분이 있으면 독려도 해주고 잘못된 부분은 지적도 할 수 있잖아요. 웬만한 의사결정도 현장에서 즉시 해주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무엇보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약속을 지키는 일을 비롯해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사업은 나 혼자, 내 돈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라온프라이빗타운만 해도 100여개의 협력업체가 모여 만들어낸 작품이고 업체 한 사람 한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입니다. 내가 가진 것이 뭐가 있나. 나부터 전 재산을 올인해 사업을 추진했고 항상 현장을 방문하고 격려하며 내가 가진 신뢰를 보여주려 했어요." 운도 따랐다는 것이 손 회장의 말이다. "처음부터 중국 쪽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는데 진행 과정에서 투자이민제도 등이 도입되며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느꼈죠." 갑자기 중국 사람들의 문의가 늘어났다. 고민 끝에 중국 쪽 홍보를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상하이와 베이징에 사무실을 냈고 중국어, 중국 문화에 능숙한 직원을 채용했죠. 운이 좋았어요. 리조트 분양계약자 중 중국인 비율이 40%나 될 정도니까요." 손 회장의 사업 방식을 보면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떠오른다. 골프 실력이 궁금해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얘기를 풀어갔다. 그는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골프광이다. 그는 스스로 "골프를 좋아하고 애착도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명함에 사용한 붓글씨를 써준 김 전 총리와의 인연도 골프를 통해 닿았죠." 2004년 라온골프클럽을 열며 타이거 우즈, 박세리, 최경주, 콜린 몽고메리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 골프 선수를 초청했던 것도 손 회장의 생각에서 비롯됐다. "1988년부터 시작했으니 20년 이상 지속해온 취미죠. 한창 골프를 많이 칠 때 클럽 챔피언도 해보며 골프연습장 운영을 해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접 골프장을 하나 만들어 운영하면 잘 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만든 것이 라온골프클럽입니다." 그는 다양한 취미에 깊이 몰입했고 이는 고스란히 제주도 내 레저 사업과 연결됐다. 그의 승마 실력도 수준급이다. 골프장 인근에 승마클럽을 만든 것을 계기로 배우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잘 모르는데 어떻게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승마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운동을 시작하며 실제 승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클럽 운영에 대한 조언도 많이 받았죠. 초급자부터 고급자까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좋은 승마장을 만들게 된 데는 조언자들의 역할이 컸어요." 손 회장은 개인 마주(馬主)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라온글로리ㆍ라온스피드ㆍ라온천둥ㆍ프라이빗라온ㆍ라온선샤인ㆍ라온성이라는 이름의 경주마들이 서울경마공원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 "영국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이 말했다죠. '수상이 되기보다 더비(Derby)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고.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서양보다 마주의 위상이 낮다고는 하지만 명예롭고 영광스러운 자리임은 틀림없죠." 최근에는 사진도 시작했다. "건설업이라는 것이 워낙 동적이고 정열적인 사업입니다.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을 방지하고 싶었다고 할까…. 정서에 도움이 되는 취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사진을 시작했습니다. 좋은 작가도 많이 만나 여러모로 배우고 있죠." 내년부터는 5대 프로젝트의 마지막 사업인 마리나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인 만큼 요트 면허도 조만간 딸 계획이라는 것이 손 회장의 말이다. 손 회장의 '라온 타운' 조성 사업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라온 프라이빗타운 개관은 라온이 제주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5대 웰빙프로젝트의 4단계죠. 1차인 리조트 오픈이 지난달 있었고 지금은 2차 사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ㆍ프랑스 등의 유명 브랜드로 채워질 명품관, 메디컬센터를 비롯해 대규모 차이니스 레스토랑이 조만간 문을 열고 박물관, 외국인 호텔도 갖춰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마지막 5단계는 리조트 너머 보이는 비양도를 케이블카로 연결해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비양도 관광케이블카&마리나 사업'이다. 제주 한림읍 협재리 해안과 비양도를 잇는 1,952m의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해 협재ㆍ금릉 해수욕장과 한라산, 오름 절경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것. 32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연간 56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 손 회장의 비전이다. "내년 말이면 비양도 해상 케이블카&마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협재리 해안에서 비양도를 잇는 관광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빼어난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을 겁니다." 그는 한림 재릉지구에서는 요트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 시설도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 말이면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 "사업이 다 마무리되면 이곳 제주 서부 한림지구에 동북아 최대 규모의 체류형 관광지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 회장은 "제주도는 또 다른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림지역을 세계적인 관광 휴양지로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손 회장은 라온프라이빗타운(75만여㎡)의 2배가 넘는 규모인 165만여㎡의 부지에 중국인 대상 체류형 리조트를 조성할 포부를 밝혔다. 이미 라온프라이빗타운 북쪽으로 130만여㎡의 부지를 확보해뒀다. "제주도에 투자이민제가 실시된 후 관심을 갖는 중국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으며 앞으로 20~30년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라온프라이빗타운도 200가구 이상은 중국인이 분양 받았을 정도로 관심이 많더군요. 이번에 분양하면서 중국인의 입맛을 잘 알게 됐으니 (다음 사업은) 더 잘할 수 있겠죠."
● 손천수 회장은
▦1952년 전북 구례 ▦1989년 경남대 경영대학원 ▦1986년 ㈜서광 설립 ▦2003년 천마건설㈜ 대표이사 ▦2004년~현재 라온건설㈜ 회장
골프·승마·요트·관광… 종합 리조트 타운 조성
■ 라온레저개발은 라온레저개발은 제주 한림 재릉지구를 중심으로 국내 최대 체류형 관광휴양지를 조성하고 있다. '라온 5대 웰빙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이 개발사업은 라온골프클럽, 라온관광목장, 더마(馬)파크, 라온프라이빗타운, 라온 비양도 관광케이블카&마리나 사업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문을 연 라온골프클럽은 유러피언(EPGA) 투어 1인자 콜린 몽고메리가 설계한 명품골프장이다. 14개 오름으로 둘러싸인 골프장은 해발 130~180m 저지대에 자리잡고 있어 제주골프의 가장 큰 단점인 눈ㆍ바람ㆍ안개로부터 가장 안전한 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스톤ㆍ레이크ㆍ파인으로 구성된 3개 코스 27개 홀로 조성돼 있으며 돌ㆍ호수ㆍ소나무가 홀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풍광을 보여준다. 눈과 안개로 라운딩할 수 없을 경우 여행경비 일체를 회원에게 되돌려주는 '머니 백(Money Back) 개런티' 제도를 도입했으며 정회원에게는 평생 그린피를 면제해주고 있다. 콘도형 숙박시설인 라온빌리지(80실)와 비거리 270m 규모의 드라이빙 레인지, 자연동굴로 이뤄진 라온파크ㆍ테니스장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라온관광목장은 마필 생산 및 육성목장으로 현재 경주마 31마리, 공연마 69마리, 승용마 12마리, 희귀마 2마리, 포니마 35마리를 확보하고 있다. 제주를 대표하는 10대 절경인 영주십경(瀛州十景ㆍ신선이 사는 곳을 의미하는 제주도의 별칭)을 재현해놓은 방목지에서는 말이 떼를 지어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더마파크'는 말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말 테마파크다. 국내 최고 수준의 승마클럽과 상설 기마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승마클럽에는 국제 경기장을 겸한 야외마장(5,599㎡)과 실내마장(1,607㎡), 400m 직선주로를 포함한 총 길이 1.8㎞의 외주로, 클럽하우스(2,726㎡) 등이 조성돼 있다. 미국과 호주에서 도입한 우수 혈통의 승용마(핀토ㆍ아팔루사ㆍ팔로미노)를 보유하고 있고 유능한 승마 지도자로부터 수준 높은 정통 승마를 익힐 수 있다. 상설 공연장에서는 칭기즈 칸의 일대기를 대서사시로 꾸민 기마전쟁드라마 '칭기즈칸의 검은 깃발'을 공연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라온프라이빗타운은 한림읍 재릉지구 75만4,000여㎡에 들어서는 934가구 규모의 복합리조트다. 회원전용 골프코스(9홀)가 조성돼 있으며 소나무숲으로 이뤄진 산책로와 체험농장, 대연회장, 호텔형 객실, 아쿠아풀, 노천탕, 아로마 스파, 피트니스클럽, 와인바, 비즈니스센터, 노래방, 야외바비큐장, 테니스장 등을 갖췄다. 단독형 10가구와 콘도형 924가구로 이뤄져 있다. 실내에서는 화산섬 '비양도'와 어우러진 쪽빛 제주바다, 자연과 소통하는 올레길 등 제주도의 빼어난 풍광이 고스란히 내려다보인다. 모든 세대에서 골프코스를 정원처럼 조망할 수 있다. 내년 말 무렵에는 국내 첫 해상케이블카인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협재리 해안과 비양도를 잇는 1,952m의 해상 케이블카가 설치돼 협재ㆍ금릉 해수욕장, 한라산ㆍ오름 등의 풍광을 하늘에서부터 내려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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