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주택 편중 무리한 사업… 미분양 적체·PF로 자금난

[3차 기업 구조조정] ■ C·D등급 판정 건설사 공통점은

금융권에서 워크아웃(C)이나 퇴출(D) 등급 판정을 받은 건설사의 공통점은 미분양 적체와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이자부담으로 자금난을 겪어왔다는 점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 추진이 결국 회사의 자금줄을 막은 것이다. 이날 C등급 판정을 받은 벽산건설은 시공능력평가액 순위(이하 2009년기준) 26위로 비교적 탄탄한 경영활동을 해온 건설업체이다. 벽산은 그러나 전체 사업에서 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82%에 달한 것이 화근이 됐다. 주택에 편중된 사업구조가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급격한 자금 경색으로 이어진 셈이다. 업계는 자금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부산 온천동과 광주 운암지구 등 지방 미분양 아파트 적체를 꼽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한 차례 워크아웃을 겪었다 2002년에 경영정상화를 이뤘지만 이번에 또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됐다. ‘파밀리에’로 유명한 신동아건설의 경우 최근 고양 덕이지구 시행사와의 마찰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가운데 김포 신곡지구 PF대출 이자부담이 C등급 판정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아건설은 이 사업장에서 남광토건ㆍ㈜청구와 함께 7,400억원의 PF를 연대보증했지만 시행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부담을 지게 됐다. 남광토건 역시 1998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경험이 있지만 김포 신곡지구 PF로 다시 C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츠’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중앙건설 역시 이날 C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공능력 59위 업체로 전북 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건설사다. 이 회사 역시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0%에 달하고 당기순이익이 2008년 111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일건설의 경우 시공 능력 39위 기업으로 ‘베라체’ 브랜드를 사용하는 건설사다. 국내에서는 분양 사업을 거의 펼치지 않았지만 미국령인 괌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분양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사가 중단되고 결국 워크아웃으로 이어졌다. 전북 익산에 본사를 둔 제일건설도 대전 학하지구와 군산 수송지구의 미분양 사업장이 C등급 판정의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오투그란데’라는 브랜드를 내건 이 회사는 미분양으로 차입금 규모가 2008년 248억원에서 지난 해에는 387억원으로 급증했다. 성우종합건설은 성우그룹 계열사로 7일 이미 채권단의 동의로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졌다. 이 회사는 경기도 이천과 양평ㆍ김포 등에서 아파트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에 시달리다 결국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갔다. 사실상 퇴출 판정인 D 등급을 받은 성지건설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인수한 시공순위 69위 기업으로 미분양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최근 1차 부도를 맞은 후 결국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박 전 회장이 유동성 문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충격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 결국 위기를 맞았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CㆍD 등급 판정을 받은 기업은 공통적으로 미분양과 과도한 PF 이자 등이 주원인”이라며 “건설사에만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 금융권의 문제는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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